신혜수교수팀 조사 "성차별있다" 78%『축제때 주점에서 교수가 옆에 앉아 술을 따르라고 강요했어요. 「○번 아가씨 어디 있어?」 식으로 놀려대는 남학생도 많았습니다. 이런 내용을 대자보에 붙였지만 어떤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더 놀라운 것은 며칠 뒤 그 대자보 구석에 연필로 「미친 ○, 좀 ○주지」라고 적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선배들이 지나가면서 (나를 가리키며) 「쟤 브래지어 사이즈 몇일까」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한일장신대 사회학과 신혜수(申蕙秀) 교수팀이 교육부의 의뢰로 실시, 20일 발표한 「대학의 성 차별적 관행 조사와 개선방안에 관한 연구」에서 여대생들이 털어놓은 체험담이다.
신 교수팀이 8개 국·사립대 대학생과 교수, 교직원 등 1,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학생의 77.8%가 「학내에 성차별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여학생은 45.2%가 성차별을 넘어 직·간접적으로 「성희롱을 당했다」고 호소했다. 성희롱을 유형별로 보면 가슴이나 다리 등 특정 신체 부위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경우(60.6%)가 가장 많았다. 성적 농담이나 음담패설, 외모나 신체에 대한 모욕적인 언급도 자주 나타났다. 그러나 여성학을 수강한 고학년 인문사회계열 여학생일수록 상대적으로 성희롱을 덜 당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학내에 만연한 성희롱 또는 성차별을 막기 위한 과제로 대학생들은 「여학생 자신의 의존적 사고 탈피 노력」(60.8%)을 가장 중요하다고 꼽았다. 또 성희롱 금지를 학칙에 명문화하고 성희롱 신고센터를 운영하자(47.4%), 대학내 의사결정기구에 여교수 참여를 확대하고 이메일을 통해 성희롱 관련 상담을 실시하자는 등의 의견도 많았다.
이광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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