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주식시장은 급락세는 멈췄으나 불안한 모습을 벗지 못하고 있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20포인트 이상 급락한 끝에 장 마감 무렵 금리하락으로 소폭 반등에 성공, 945.90으로 올랐다. 코스닥지수도 15포인트까지 내리다 낙폭을 2포인트 선으로 좁혀 189.63을 기록했다. 그러나 지난 4일 기록한 종합주가지수 1059.04와 코스닥지수 266과 비교해 단기간에 무려 100-70포인트 이상 급락한 것이다.이날 거래소시장은 장중 큰 출렁임속에 박스권의 바닥으로 여겨졌던 930선 마저 무너져 지지선이 900선으로 하향조정되기도 했다. 코스닥시장도 혼조세를 보이며 지지선이 150선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이틀간 동반급락한 두 시장이 반등과 낙폭 좁히기에 성공함에 하락세는 진정되는 양상이다.
현재 증시의 최대 악재는 투자심리의 위축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로 인해 각종 호재는 불발탄으로 끝나고 전문가들도 조정의 폭과 기간에 대해 명확한 전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물론 표면상 금리상승 우려감과 국제유가의 폭등, 뉴욕증시를 비롯한 해외증시 불안 등이 악재로 자리잡고 있다. 2월8일 시작되는 대우채 95% 환매로 인한 시장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연초 지수 하락을 부른 미증시의 경우 다우와 나스닥 지수가 급락 이전의 수치를 회복하고 있다. 나스닥이 오른 것이 다소 부담이지만 다우는 우려상황이 아니며 장기적으로 조정을 거쳐 상승패턴을 찾아갈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배럴당 29달러에 육박하는 국제유가의 경우, 환란 당시 8달러선에서 주가는 반대로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주가의 발목을 잡는 악재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과거 35-48달러 선에서도 버텨낸 경험이 있고 지금의 유가상승은 경제호전에 따른 것인 만큼 유가비용은 상쇄될 것이란 전망이다.
금리의 경우 4월 총선 등으로 다소 불안하지만 현 정부의 최대 현안인 만큼 진정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우리의 경제 여건상 경제성장률과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더한 것보다 높을 이유가 없다는 분석도 나와 있어 이날의 하락세가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마이에셋의 최남철 상무는 『알려진 악재보다는 투자심리가 증시의 최대 난적』이라며 『이날 장중 투자심리도는 작년 초 주가가 300선이 무너질 때의 15에 근접한 20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최상무는 그러나 『증시주변 여건이 점차 개선되고 있어 지수는 일단 바닥을 쳤다』고 분석했다.
먼저 금리가 안정되고 있고 전날 급락을 부른 프로그램매매의 경우도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1조4,000억원에서 7,000억원대로 감소해 부담이 줄었다. 2월8일 시작되는 대우채 95%환매로 인한 공포가 아직 남아 있지만 「예고된 대란」은 없는 만큼 2월에 다가갈 전망이다. 따라서 본격적인 조정장의 탈피는 1월말-2월초로 예상되고 있다.
코스닥의 경우 지금의 조정은 거품이 빠지고 옥석이 가려지는 과정으로 거래소시장 보다는 회복이 더딜 전망이다. 길게는 2월 한달 더 고생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관망세를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장기 성장세는 살아 있어 거품이 사라지면 우량주와 성장주 위주로 반등할 것이란 예상이다./
이태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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