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대간이란… 백두산-지리산 잇는 한반도 등뼈한반도의 중심 산줄기이다. 한반도의 형상은 만주를 앞다리로 할퀴는 호랑이의 모습이고 백두대간은 그 등뼈에 해당된다. 백두산에서 지리산의 천왕봉까지 한 곳도 끊기지 않고 연결돼 있다. 1대간, 1정간, 13정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김정호의 대동여지도에 그 모습이 정확하게 담겨있다.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능선을 타고 걸으면 1,625㎞. 남한에서 주파할 수 있는 거리는 690㎞이다.
백두대간은 1900년대 초 일본인 지리학자 고토 분지로에 의해 태백산맥, 소백산맥등 15개의 산맥으로 나뉘어졌다. 당시 수탈을 위한 광물탐사에 혈안이 돼 있던 일본인들은 백두대간을 조각내면서 산맥도에서 백두산을 지우는가 하면, 호랑이의 형상을 토끼의 모습으로 바꿔놓기도 했다.
1980년대 중반 산악인 이우형씨가 산악인들을 대상으로 강연회를 열면서 백두대간에 대한 인식이 다시 등장했고, 1988년 한국대학산악연맹이 학술지 엑셀시오에 백두대간 특집을 실으면서 급속하게 번져나갔다. 이후 백두대간 종주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 요즘은 생태, 환경, 지질등 전문분야의 연구를 위한 종주도 활발하게 시도되고 있다.
백두대간은 그동안 개발의 논리에 밀려 깊은 상처를 입었다. 현재 60개에 가까운 도로가 등줄기를 끊고 지나가고 있고, 수많은 송전탑의 건설 때문에 작은 산들은 아예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백두대간 종주. 등산인은 말할 것도 없고 국토에 대한 애정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슴이 벅차오르는 말이다.
「내 평생 한번은」이라는 막연한 희망을 품고 있지만 막상 실행에 옮기려면 보통 일이 아니다. 초인적인 힘과 의지가 필요한데다 대부분 그만한 시간을 낼 형편이 못되기 때문이다. 과연 백두대간 종주는 보통사람들에게는 꿈에 불과한 것일까.
승우여행사(02-720-8311)가 2월26일부터 실시하는 「백두대간 탐사」는 일반인도 부담없이 참가할 수 있는 백두대간 종주 프로그램이다.
격주로 2년6개월간 실시된다. 시발지는 지리산 천왕봉. 계속 북상하다가 2002년 8월에 강원 고성군의 진부령에 오르고 마지막으로 백두산 천지를 찾는 것으로 끝난다. 그 사이에 통일이 되거나 남북간의 여행사정이 호전되면 진부령에서 금강산, 묘향산, 백두산으로 일정이 늘어난다.
토요일 밤에 서울을 출발, 새벽에 현장에 도착해 등산을 시작한다. 정상까지 오른 후 능선을 타고 10여 ㎞를 이동한 후 계곡을 따라 하산해 귀경한다. 그 다음 산행은 지난번 내려왔던 코스에서부터 다시 시작한다. 8월과 1월등 혹서·혹한기는 산행을 중단하고 휴식을 취한다.
전문가들의 종주 방식은 계속 능선을 타고 주파하는 것. 단기간에 일정을 마무리할 수는 있지만 그 산의 계곡미나 인근의 문화유적을 돌아볼 수는 없다.이 프로그램의 특징은 백두대간의 능선 뿐 아니라 산의 아름다움이 농축돼 있는 모든 계곡을 샅샅이 훑는데 있다.
종주는 등정팀과 탐사팀등 두 팀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등정팀은 종주 일정에 따라 산에 오르고 탐사팀은 백두대간 곳곳에 숨어있는 오지마을, 문화유적, 약수터등을 찾거나 트레킹 코스를 걷는다. 산행을 하기에 체력적으로 무리가 따르는 사람은 탐사팀에 소속돼 백두대간이 품고있는 명소를 골고루 방문할 수 있다. 참가비는 1회당 등정팀 3만5,000원, 탐사팀 4만5,000원선.
종주팀을 이끄는 사람은 등산인 이종승(55)씨. 80년대 중반부터 이미 세 차례나 백두대간을 주파한 전문가이다. 첫 종주를 준비할 때에는 답사기간만 2년6개월이 걸렸다. 그는 『백두대간 종주는 우리 국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봐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일정을 모두 마치면 한반도의 지도가 가슴 속에 명확하게 그려진다는 것. 자세히 모르면서 막연히 애정을 갖는 것과 정확히 알고 사랑하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고 이야기한다. 종주를 마친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우리 국토와 환경보호는 물론 등산에 대한 전문가가 된다.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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