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뢰침 발명가이며 미국의 정치가였던 벤저민 프랭클린은 스물여섯살 되던 해 형의 인쇄소 일을 돕다가 달력을 냈다. 이름은 「가난한 리처드의 달력」. 명언을 적은 달력의 효시다. 평소 『돈이 없으면 사람은 비굴해진다』는 뜻에서 「빈 자루는 서지 못한다」고 주장했던 그는 목표대로 달력으로 큰 돈을 벌었다. 그가 미 독립선언문의 기초위원, 펜실베이니아의 행정장관 등으로 입신하기 전, 연구에 몰두, 피뢰침을 발명하고 번개와 전기의 방전은 동일한 것임을 증명한 것은 이때 번 돈과 무관하지 않다. 생활걱정이 없었던 것이다.우리의 「학자」에 대한 통념과 달리, 방대한 저술을 남긴 서양학자들은 대체로 『문제는 돈이다』라는 것을 일찍 간파, 돈 모으기에 성공한 사람이거나 부를 물려받은 운좋은 사람이다. 총 8권에 이르는 「영국사」의 흄은 앞쪽이고 진화론의 다윈은 뒤쪽이다. 프랭클린과 동시대 인물 흄이 「취미와 정열에 관하여」등의 대중적 글로 돈을 벌지 못하고 다윈이 재산을 물려받지 못했다면 당시 교회의견에 반대되는 저작물들은 나올 수 없었을 것이다.
이제 누구나 「돈 좀 벌자」 「돈이 문제다」라고 외치는 세상이 되었다. 방대한 저작에 몰두할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없다」는 경구가 「돈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행복도 돈처럼 벌어야 하는 것이다」라는 것쯤 눈치 못 채는 사람도 없다. 「돈 좀 벌자」가 주식투자로 순식간에 실현될 듯이 보이는 세상이기도 하다. 몇년 전과 달리 주식투자 안 하는 월급쟁이를 골라야 할 판이다. 몇만 모이면 주식으로 돈 번 사람들이 화제다. 모든 신문 방송 인터넷에는 주식난 기사가 압도적이다. 지하철에서는 경제신문 읽는 이가 부쩍 늘었다. 「인터넷골드러시」열풍이 가나, 몽골에까지 몰아친 시대다.
주식투자를 안 하는 사람은 마음이 편치 않다. 옆자리 동료가 며칠 전부터 욕심없이 살겠다고 말하는 것도 그런 마음 때문으로 읽힌다. 뉴욕타임스의 한 칼럼니스트는 그런 마음을 「상실감」으로 표현하고 칼럼제목을 편치 않다는 의미로 「$$$$????!!!!」라 붙였다. 나 자신은 「바보같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있다. 물론 위로가 되는 뉴스도 많다.
장기적으로 보면 평범한 투자가의 경우 저축을 하나 주식투자를 하나 돈 불리기 결과가 같아진다, 「재미」본 상당수 투자가들이 주식중독증을 겪는다, 올해는 미국 인터넷주식시세부터 실물경제에 따라 한바탕 큰 조정이 있겠다 등등. 뉴욕타임스에 새로 칼럼을 쓰기 시작한 크루그만의 말(web.mit.edu/krugman/www)도 도움이 된다. 『주식투자는 모험이다. 투자자는 비이성적이고 주가는 예측불허이다. 주식투자는 돈 모험이 가능한 사람에게 어울린다』 주식투자는 국가적으로 필요한 것이므로 하는 사람도 있어야 한다. 블루칩을 척척 사고 때로는 깨질 모험도 불사할 사람에 한해서 말이다. 나는 그 쪽이 아니니 일이나 하자 마음 먹으니 가뿐해진다.
박금자 편집위원
par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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