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를 알면 인생이 달라집니다』「김민경 컬러 이미지 연구소」대표 김민경(42)씨는 「색채」라는 독특한 주제로 사람이나 기업, 상품 등의 개성을 살려주는 전문가이다. 이미지의 좋고 나쁨이 곧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시대, 컬러 연출을 통해 이미지의 부가가치를 높여주는 일을 한다.
이름하여 「컬러 이미지 컨설턴트」. 대중 앞에 설 기회가 많은 정치인이나 연예인, 하나의 제품이라도 더 팔기 위해 소비자의 눈길을 끌어 모아야 하는 기업체 등이 모두 그의 고객들이다.
1989년 국내 처음으로 컬러 레스팅(색채 분석) 개념을 도입, 10년 넘게 컬러 이미지연구소를 운영해온 김씨는 단순 상담이나 보조직의 차원에 머물렀던 이미지 메이킹을 본격적인 마케팅에 연결시킨 선구자이기도 하다.
이미지 만들기 작업이 사람의 인상을 그럴싸하게 포장하기 위한 분장(메이크업)이나 의상 코디네이션뿐 아니라 기업체의 생산활동에서도 중요한 기능을 담당할 수 있음을 일깨워준 것이다.
색채분석 노하우를 토대로 이미지 메이킹의 독자영역을 구축해온 컬러이미지 연구소에는 요즘 색조개발을 위해 촌각을 다투는 화장품 회사들부터 음료수나 생활용품업체, 전자제품이나 자동차회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업체들이 컬러 컨설팅을 의뢰해오고 있다.
상품개발 단계나 CI(기업이미지 통합)작업 때 전문카운슬링을 요청하는 기업도 많고, 이미지 관리나 변신을 위해 개인적인 상담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연구소를 통해 배출된 많은 제자들도 영화나 광고, 패션업계, 연예인 기획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컬러 코디네이터나 메이크업 아티스트같은 이미지연출 전문가로 활약중이다.
김씨가 「컬러 이미지 연출」이라는 낯선 분야와 인연을 맺은 것은 미국 유학중이던 1970년대 말. 뉴욕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하던 그는 일상생활 속에 깊이 배 있는 서구인들의 세련된 색채감각에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거리나 실내, 백화점이나 사무실, 어디에서도 만날 수 있는 수준높은 색상의 조화. 하찮은 물건 하나를 만들 때도 체계적인 컬러분석을 통해 색채를 선택하는 기업들. 뒤늦게 「디자인 보다는 컬러가 우선」이라고 생각한 김씨는 하던 공부를 중도포기한 채 프랑스의 장떼스떼, 독일의 메카트라 등 전문 교육기관을 찾아다니며 색채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전문기관에서 터득한 색채분석 기술을 마케팅에 접목시키기 위해 나중엔 미국 켄싱턴대학에서 경영학까지 전공했다.
귀국 후 기업체의 컬러 전문위원으로, TV나 라디오의 색채학 강사로, 대학 교수(숙명여대 경영대학원)로 눈코 뜰새 없이 바삐 뛰어온 김씨는 『컬러이미지 연출가라는 명함을 만들어 처음 활동에 나설 때만 해도 사회적 인식이 안돼 있던 터라 한동안 「미용전문가」나 「메이크업 아티스트」로만 통해야 했다』며 『이미지 메이킹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젠 당당한 전문직으로 대우받고 있다』고 말한다.
건물 간판의 연두색 하나만 보고도 170여 가지에 이르는 연두색 중 어느 계열의 색인지 금세 알아차릴 정도로 세밀한 색채감각을 지닌 그는 여성의 섬세한 미적 감각이 컬러이미지 연출작업과 궁합이 잘 맞는다고 귀띔한다.
유행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1년에 서너번은 파리나 뉴욕에 나가 직접 시장조사를 한다는 김씨는 『지구상엔 2만5,000 내지 3만 가지의 색상이 존재하며, 우리의 시각이 하루에 접하는 색깔도 평균 3,000가지에 이른다』며 『21세기는 이 많은 색상을 고유의 특성에 맞게 효과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자만이 성공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만이 최고라는 아집에 빠지지 말자
나 아니면 안된다는 자만감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이 세상엔 나보다 훌륭한 감각과 센스를 갖고 있는 사람이 너무도 많다. 나이 어린 제자한테서도 배울 게 있고, 비전문가로부터도 탁월한 감각을 얻을 수 있다. 나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누구한테서도 배울 수 있다는 열린 자세로 업무에 임하자.
변형섭기자
hispeed@hk.co.kr
*[직업가이드] 이미지 컨설턴트
개인이나 단체를 대상으로 특성에 맞는 이미지를 연출해주고 지속적으로 관리해주는 전문가. 광고업의 한 파트로 출발했으나 요즘엔 선거전의 후보자 홍보나 스피치 컨설팅, 연예인을 위한 분장 및 의상 코디, 공간장식, 상품 이미지 메이킹 등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외국처럼 개인을 위한 이미지 메이킹도 늘고 있는데 외모나 성격에 맞는 옷차림부터 화장술 연출법, 대화시 필요한 에티켓과 화술 등을 지도한다.
타인의 개성을 파악하고 적절한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직업이므로 예리한 관찰력과 색채감각은 물론, 패션, 화술, 메이크업 등의 실무력을 겸비해야 한다. 섬세하고 치밀한 성격의 여성에게 적합하며 특별한 자격증은 없다.
국내에선 일부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에서 이미지 창출 및 관리를 위한 기법을 가르치긴 하지만 전문 교육과정은 없는 상태. 패션계나 화장품업계, 광고회사 등에서 경력을 쌓으면 실무경험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