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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의회상대 정치력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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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의회상대 정치력 과시

입력
2000.01.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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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권한대행이 새 의회 정치무대에 성공적으로 데뷔했다.푸틴을 중심으로 한 통일당은 18일 개원한 3대 국가두마(하원)에서 대통령 선거와 정치노선상의 경쟁세력인 공산당과 연합, 공산당내에서는 온건개혁주의자로 알려진 겐나디 셀레즈노프(52) 전 의장을 새 의장으로 선출했다.

사실상 의장 단독후보로 나선 셀레즈뇨프는 반대세력이 퇴장한 가운데 찬성 285 대 반대 2표의 압도적 표차로 선출됐다. 이는 푸틴이 죽기살기로 하원과 충돌했던 보리스 옐친 전대통령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입법 권력과의 타협을 모색한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이날 선거 방식이 공개투표로 결정되자 입후보했던 예브게니 프리마코프와 세르게이 스테파신 전 총리가 사퇴하고 의원 140여명은 '정치흥정'이라고 반발, 투표를 거부하고 퇴장했다.

3월 대통령 선거에서 푸틴지지를 선언했던 우파연합도 퇴장, 푸틴진영에 분열의 불씨를 남겼다.

이들은 공산당과 통일당이 의장직과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막후에서 갈라먹었다고 주장했다. 상임위원장 자리는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1,2위를 차지한 공산당과 통일당이 각각 9개와 7개를 차지하고 3위였던 프리마코프 진영에는 1개가 배저된 것으로 알려졌다.

친 크렘린 계열인 우파연합을 이끄는 세르게이 키리옌코 전 총리는 "생각을 다시 해야 할 때"라고 반발했다.

통일당과 공산당의 협력에 대해 프리마코프 전총리는 "땜질에 불과하다", 무소속그룹의 지도자인 올레그 미로노프는 "민주주의와 유권자에 대한 모욕"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모스크바 주지사 선거에서 아프간 전쟁의 영웅인 보리스 그로모프에게 패하는 바람에 정치적으로 추락했다가 기사회생한 셀레즈뇨프 의장은 "하원이 충분한 경험과 힘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혼돈없이 명확히 일을 진행해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셀레즈뇨프 의장은 1970년 공산당에 입당, 1980~90년 공산당 기관지 프라우다의 편집국장, 지난 하원의 의장직을 역임했다.

김병찬기자

bc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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