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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급등락 수출업계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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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급등락 수출업계 '비상'

입력
2000.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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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시장이 불안하다. 원·달러 환율이 하루에도 20원 가까이 급등락하는 「럭비공」 행보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달러당 1,120원선이 위협받고 있다. 가속도가 붙은 환율하락(원화가치 절상)으로 채산성을 맞추기 힘든 수출업계에 불똥이 튀었다. 또 제2의 외환위기를 떠올리는 외환당국의 환율방어 전선에는 긴장감마저 감돌고 있다.*누가 환율을 끌어내리나

19일 서울외환시장은 전날에 이어 연이틀 약세로 출발, 한때 달러당 원·달러 환율 1,120원선이 붕괴되는 등 위기감이 확산되는 분위기였다. 환율이 1,110원대로 떨어진 것은 외환위기 이전인 97년11월이후 처음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개입 의지가 알려지면서 강세로 돌아서기는 했지만 시장관계자들의 표정은 여전히 불안하다.

최근 환율 급락은 외환당국 주요인사의 「입」에서 출발했다. 『중기적으로 원화가치가 오를수 밖에 없다』는 전철환(全哲煥)한은총재의 지난 13일 발언에 이은 『환율은 시장기능에 맡기겠다』는 이헌재(李憲宰)재경부장관의 14일 취임일성이 불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12일 1,140원선을 탄탄하게 유지하던 환율은 이후 이틀동안 20원이상 수직하락했다. 환율은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여부에 따라 춤을 추는 양상이다.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올해 원화가치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국내외 경제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전망이다. 한국경제를 낙관하는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이 꾸준히 밀려들 것으로 보이는데다 올해에도 경상수지 흑자기조가 유지되면서 달러가 넘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달러를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아지면 당연히 환율이 떨어질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특히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한계에 도달한 정부의 환율방어 능력은 물론, 의지에도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정부가 물가와 금리안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먼저 잡기 위해 환율하락을 어느정도 용인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경제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올 상반기 1,100원선, 하반기에는 1,050원선 전후로 환율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속도와 폭. 지금같은 환율급락 추세가 이어진다면 수출기업의 대외경쟁력을 떨어뜨려 경제운용에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삼성경제연구소 권순우(權純旴)박사는 『환율하락의 속도조절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경제성장의 견인차역할을 하고 있는 수출감소와 경기침체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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