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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낮시간 '빨리걷기' 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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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낮시간 '빨리걷기' 제격

입력
2000.01.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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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맞아 아침운동을 새로 시작한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추운 겨울에 무작정 운동을 시작하면 오히려 건강을 해치기 십상이다. 며칠 전 응급실에 실려온 K씨도 이런 경우. 살이 찌고 혈압이 높았던 50대 후반의 K씨는 최근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하필이면 갑자기 추워진 날 동네를 뛰기 시작했고, 운동을 마칠 무렵 심한 흉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다행히 주변의 도움으로 빨리 병원에 도착해 생명을 건질 수 있었다.

운동은 건강유지를 위해 필수적이다. 심장병, 고혈압, 비만, 고지혈증을 예방해줄 뿐아니라 면역력을 향상시켜 암의 발생도 줄여준다. 또 스트레스 호르몬을 태워 없애 스트레스와 관련된 질병과 우울증, 불안증 치료에도 좋다. 하지만 운동도 K씨처럼 잘못 하면 건강을 잃을 수 있다.

특히 겨울에 급격한 온도차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운동을 하면 심장병이나 뇌졸중을 일으킬 위험이 매우 높다. 겨울철에 운동을 할 때는 다음 사항을 반드시 유념하자.

첫째, 가능하면 실내운동을 하거나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낮시간을 이용한다. 겨울에는 추위로부터 우리 몸을 지키려는 생리작용 때문에 중풍이나 심장병이 더 잘 발생한다.

특히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증 환자나 40세가 넘어 운동을 처음 시작한 사람은 새벽운동을 피하는 게 좋다. 평소 꾸준히 새벽운동을 해오던 건강한 사람도 반드시 실내에서 준비운동을 한 뒤 밖으로 나가야 한다. 옷은 방한이 잘되면서 움직임에 불편이 없는 것을 골라 입는다.

둘째, 평소보다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을 더 많이 한다. 운동 전에 10분간 맨손체조나 스트레칭 체조로 근육과 인대를 유연하게 만들어 줘야 한다.

추위로 굳어진 몸을 푸는 효과도 있지만, 심장과 폐가 운동에 대비하는 데도 필수적이다. 강도는 서서히 올려야 한다. 조깅을 할 마음이라면 걷기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마무리 운동은 준비운동과 반대로 한다.

조깅을 하던 사람은 걷기를 계속하고, 아령을 들던 사람은 아령 없이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식이다. 셋째, 운동 강도와 시간을 적절히 조절한다. 일반적으로 겨울철엔 등산, 조깅, 빨리 걷기,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이 바람직하다.

강도는 자신의 최고심박수의 60~85%에 해당하는 정도(유효 심박수)가 좋다. 자신의 최고 심박수는 22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수치이다. 예를 들어 40세 성인은 220-40=180회가 자신의 최고 심박수이다. 여기에 0.6과 0.85를 곱한 108과 153회가 유효 심박수가 된다.

대개 땀이 등에 약간 배이면서 대화를 할 수 있는 정도의 강도가 적당하다. 운동을 처음 시작한 사람은 60% 이하의 강도로 하루 15분에서 시작, 약 4주간 점차 50분까지 늘린 다음 강도를 올리는 게 좋다.

겨울철에는 약한 강도의 운동을 오랫동안 규칙적으로 하는 게 건강에 이롭다. 예를 들면 빠르게 10분을 달리는 것보다 30분 정도 빨리 걷기를 하는 게 효과도 크고 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운동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

함께 운동할 파트너를 구하거나 운동클럽에 가입하는 것도 좋다. 쇼핑을 좋아하는 여성이라면 백화점을 하루 한 시간씩 빠른 걸음으로 돌아다니는 것도 좋다.

모두에게 어울리는 가장 좋은 운동은 없다. 하지만 겨울철에 맞는 운동을 하나 추천한다면 단연코 빨리 걷기를 꼽을 수 있다. 걷기는 일단 쉽고 안전하며 돈이 들지 않는다.

조깅이나 다른 운동보다 사고 가능성은 훨씬 작으면서도 칼로리 소모 등 운동효과는 조깅에 못지 않다. 폐경기 여성의 골다공증 감소에도 큰 도움이 된다. 걷기 중에서도 보폭을 좀 더 크게 하고 손을 앞뒤로 흔드는 파워 워킹(Power Walking)은 운동효과가 일반적인 걷기보다 더 좋다.

/조비룡·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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