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니 서」가 진짜 대니 서씨를 만났다.18일 오전, 환경운동연합이 모피반대캠페인을 벌인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앞에서 유일한 고교생 참가자이자 이 캠페인의 제안자인 이승은(李承恩·17·서울 대원여고1)양은 어느 때보다 들떠 있었다. 재미동포 환경운동가 대니 서(23)씨가 캠페인을 함께 했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부터 그린피스 같은 환경운동단체에 대한 책을 읽으며 환경운동가를 꿈꿔왔다. 최근 대니 서씨의 「행동하는 세계」와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꾼다」를 읽으며 바로 지금 내가 있는 자리에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양이 첫번째로 나선 것이 모피 반대 캠페인. 지난해 12월 중순, 동네 곳곳에 붙어있는 모피 판촉 포스터를 본 것이 계기가 되어 환경운동연합에 모피 반대 캠페인을 제안했다. 이달 초부터는 모피옷 판매를 하고 있는 백화점의 실태와 모피 수출입에 관한 자료 등을 수집했다. 롯데백화점의 모피 대바겐세일에 맞춰 13일부터 열린 모피 반대캠페인에는 물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롯데백화점 사장 앞으로 모피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는 편지도 세 번이나 썼다.
『동물들 역시 다함께 살아가야 할 지구의 한 부분이다. 모피는 더 이상 품위의 상징이 아니라 야만과 허영의 상징』이라는 이양은 정작 서씨로부터 『모피판매업자들의 생계는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 당황하기도 했다. 서씨는 『모피 옷은 돈이나 직업의 문제가 아니라 옳고 그르냐로 봐야 하며 그것은 그른 것』이라고 「지침」을 일러줬다.
『사람에 중심을 두고 환경운동을 해야한다는 서씨의 말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는 이양은 『많은 사람이 환경운동에 참여하도록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야한다는 그의 가르침도 적극적으로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서씨는 『내 영향을 받아 환경운동을 시작했다니 매우 감격적』이라며 『이양은 내가 더 해줄 말이 없을 정도로 환경운동을 잘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양은 지금 주위 친구들에게 비누로 머리감기나 변기에 물통 채우기 등을 권하는 정도지만 다음 학기에는 학교에서는 본격적인 환경서클을 만들고 동네에서는 물절약 캠페인을 벌이는 등 생활 속의 환경운동을 실천할 계획이다.
대학에 가서는 환경공학이나 지구환경을 전공할 생각이다. 이대식(李大植·48·사업·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씨와 윤명자(尹明子·46·주부)씨의 2녀 중 둘째딸이다.
이왕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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