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주가가 큰 폭 상승하고, 증시 주변여건도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다음달 8일 대우채 95% 환매가 증시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전문가들은 미국증시 및 국내금리 안정에도 불구하고 8일 이전에 만기가 도래하는 23조5,000억원 대부분이 환매될 것이라며, 이 경우 단기적인 시장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신권이 매각해야할 자산규모가 3조-4조원에 달하는데다, 환매자금이 단기 부동화하면서 금융기관간 대규모 자금이동을 촉발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환매규모 24조원 육박 대우채 95% 환매가 적용되는 대상은 개인 및 일반법인 보유 32조2,000억원. 이중 만기가 다음달 8일 이전인 23조5천억원인데, 이들 자금이 환매 자유화만을 기다려온 위험회피적 성향인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환매가 이뤄질 것으로 분석됐다. 이같은 규모는 총유동성의 2.8%, 공사채형 수익증권 잔액의 18.1%에 달해, 동시 환매가 이뤄지면 금융시장에 주는 충격은 상당할 전망이다.
시장주변 환경은 개선 미국시장이 안정을 회복하고 있다. 2월초 금리인상폭이 당초 예상된 0.5%포인트보다 낮은 0.25%포인트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금리상승에 따른 불안감을 상당부분 잠재웠으며, 최근 발표된 소비자 물가지수도 인플레 우려를 희석시킬만큼 낮은 수준이었다.
외국인들도 올들어 하루평균 713억원의 순매수세를 지속하고 있고, 기관들은 지난주에 이어 17일 1,000억원대의 순매수세를 보였다. 새 경제팀도 금리 한자리수 안정을 천명, 증시 내외적으로 주가 회복의 여건은 성숙된 상태이다.
위기는 아니지만 충격은 불가피 시장여건의 개선을 감안하더라도 24조원 규모의 환매는 금융위기는 아닐지라도 단기간 충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투신권은 3조-4조원 가량의 자산을 매각해야 한다. 현대증권 조병문 연구위원은 『투신권 보유 9조5,000억원과 정부가 지원하기로 한 10조원외에 추가자금 3조-4조원이 필요하다』며 『이들 자금은 대부분 투신권보유 주식,채권의 매각을 통해 조달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경우 투신권의 채권 및 주식수요가 위축돼 금융시장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금융기관간 대규모 자금이동에 따른 시장충격도 불가피하다. 24조원에 육박하는 환매자금은 투신 및 증권업계가 95% 원금보장을 조건으로 제시한 주식형 및 하이일드 펀드로의 전환(11월14일), 만기단축 하이일드 펀드로의 전환(12월6일) 등도 거부했던 자금이다. 이에 따라 이들 자금은 주식형이나 고수익 금융상품보다는 은행권의 확정금리형 단기 금융상품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은 그만큼 커지게 되는 것이다.
조연구위원은 『정부의 금융권에 대한 환매대책이 미흡한데다 채권시장안정기금의 매입여력도 소진된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충격은 불가피할 것』이라며 『투신권 이탈자금이 채권수요형 금융상품으로 유입될 수 있도록 시장금리의 가격기능회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유병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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