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불교의 제17대 카르마파(최고지도자)가 떠난 공백을 메울 새로운 생불(生佛)이 티베트에 등장했다.중국이 16일 두살배기 소년을 티베트 불교 최고 지도자중의 하나인 제 6대 레팅 린포체의 후계자로 승인, 티베트 불교의 새로운 정신적 지도자를 옹립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이날 『제7대 생불로 결정된 소이남 푼콕이 티베트의 수도 라사의 조캉사원에서 거행된 승계식과 승려 입문식 및 부처 명명식에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티베트 불교계에 큰 영향력을 가진 라이겐 사원을 대표하는 레팅 린포체의 위상은 간단치 않다. 1997년 숨진 6대 레팅 린포체인 단짐 지그메는 1930년대 14대 달라이 라마를 찾는 동안 「달라이 라마」를 대신할 정도였다.
중국 당국이 『새 생불이 중국의 통일과 애국심 고양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 논평을 즉각 낸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러나 티베트 망명정부는 달라이 라마의 승인이 필요한 새 생불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또 다른 분쟁이 예상된다.
인도측도 티베트 불교계를 장악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에 맞서 카르마파의 망명허용 의사를 밝혔다. 조지 페르난데스 인도 국방장관은 이날 『어떤 사람이 인도에 들어와 머물기를 원한다면 허용해야 하며 이는 중국과 인도의 쌍무협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카르마파의 망명 허용은 중국과 인도의 기본적인 관계를 규정하는 평화공존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는 중국의 경고를 무시한 것이다.
하지만 은둔중인 카르마파가 인도에 정착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카르마파에 대한 망명 허용은 중국과 관계를 회복하려는 인도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달라이 라마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카르마파의 망명이 자치권을 보장하며 중국과 물밑접촉을 추진한 달라이 라마보다 분리독립을 주장해온 세력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