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은행 개인대출금리 19일 최고 1.5%인하「2차 구조조정」을 앞둔 은행권에 본격적인 금리 전쟁이 불붙었다. 국민·신한은행 등 대부분 은행들이 시장금리 상승에 맞춰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은행이 IMF이후 처음으로 대출금리를 대폭 인하한다고 발표한 것.
금융계 일각에서는 향후 금리경쟁이 우량은행과 비우량은행의 격차를 심화시켜 은행 구조조정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택은행은 19일부터 개인에 대한 신용대출금리를 최고 1.5%포인트 인하한다고 16일 밝혔다. 신용등급에 따라 0.25~1.0%포인트까지 차등인하하며 인터넷으로 사이버신용대출을 신청하는 고객에 대해서는 0.5%포인트의 금리가 추가할인된다.
이에 따라 우량고객에 대한 금리할인우대(최고 0.5%포인트)를 포함해 신용등급별로 연9.9~13.4%, 인터넷을 통해 신청할 경우 연 9.4~12.9%가 적용된다.
연 9.4%의 금리는 은행권 무보증 신용대출 금리중 최저 수준으로 이번 금리인하는 신규대출 고객뿐 아니라 기존 대출고객에 대해 일괄 적용된다.
주택은행 관계자는 『최근 경제호전으로 은행 대출의 부실·연체율이 지속적으로 축소됨에 따라 리스크프리미엄을 고객에게 환원하는 차원의 조치』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이번 주택은행의 대출금리 인하를 금리차별화 전략에 따른 은행간 금리 전쟁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최근 제일은행과 신한은행이 예금금리를 올리고, 국민은행이 대출금리를 인상하는 등 은행권이 앞다퉈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는 시점에서 주택은행이 과감히 대열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경쟁이 불가피해 졌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은행 수익구조의 70~80%를 예대금리차에 의존해온 국내은행 현실을 감안할 때 1·2개 우량은행이 예대마진을 축소하고 나설 경우 나머지 은행들은 경쟁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는 처지여서 은행권 제2구조조정을 촉발할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은행 수익구조는 금융기관간 제휴 등이 활성화하면서 각종 수수료 및 유가증권 투자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금리경쟁에서 뒤쳐지는 은행들을 중심으로 합병 논의가 본격화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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