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6년간의 수감생활을 끝내고 풀려난 비전향 장기수 양희철(65)씨와 서른살 연하의 처녀약사 김용심(35)씨의 결혼식이 16일 오후 서울 관악구청 구민회관 강당에서 열렸다.사물놀이로 시작된 결혼식에는 최장기 비전향 장기수 출신 김선명(73), 우용각(72)씨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장기수 출신 60여명을 비롯, 가족 친지와 민가협 회원 등 500여명의 하객이 참석,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했다.
신랑과 함께 10년간 함께 옥고를 치른 인연으로 사회를 맡은 권낙기(54)씨는 『이 자리가 단순한 남녀 두사람의 결혼이 아니라 민족통일을 염원하는 장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고 전국연합 오종렬 상임의장은 축사를 통해 『옥동자를 하루빨리 출산해 통일꾼으로 키워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민중가요 노래패 「금강초롱」소속 회원이 「조국」이라는 축가를 불렀고, 신랑 신부의 행진 때에는 하객 전원이 일어나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을 부르며 두 사람의 앞길을 축복했다. 두사람은 양씨가 수감생활중 익힌 한의학을 바탕으로 출소한 뒤 운영해온 서울 관악구 봉천동 「우리 탕제원」부근 다세대 주택 단칸방에 신혼살림을 차렸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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