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자(金康子) 서울 종암서장 부임 이후 「미아리 텍사스」등 최근 서울지역 윤락가에 대한 대대적 단속이 계속되면서 윤락가에 한바탕 회오리가 휘몰아치고 있다. 이른바「김강자 효과」이다. 윤락업 전반의 위축이 뚜렷한 가운데 「대책없는」단속으로 윤락녀들이 수도권 윤락가와 티켓다방으로 대거이동하고 미성년자들은 원조교제로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휴폐업속출…살아남기 위한 내부고발 미성년 매매춘에 대한 단속은 곧바로 윤락업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졌다.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청량리588, 성북구 하월곡동 미아리 텍사스 등 서울시내 대표적 윤락가에는 문 닫는 업소들이 속출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청량리의 경우 업소의 30%가 휴·폐업했으며 미아리 텍사스에도 손님이 절반가까이 줄어 문닫는 업소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업주들간에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내부고발이 잇따른다. 12일 서울 종암경찰서에 미성년자 윤락혐의로 단속된 이모(30)씨는 같은 윤락업자 허모(41)씨의 신고로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동경찰서도 이날 미성년 윤락녀 2명을 고용한 업주 노모(33)씨를 이웃 윤락업자 제보로 검거했다.
◆윤락녀 대이동 서울의 윤락산업이 위축되면서 윤락녀들이 경기 파주시 속칭 「용주골」등 수도권 윤락가로 이동하거나 티켓다방으로 몰려들고 있다. 특히 미성년자의 경우 원조교제 창구로 이동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용주골 업주들은 『서울을 떠나온 윤락녀들의 고용문의가 최근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주택가로 파고 들어 개인적으로 방을 얻어놓고 윤락행위를 하는 등 부작용도 속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경찰의 단속이 윤락녀에 대한 사후대책이 전무한 가운데 이뤄지고 있어 96년 윤락가 일제단속의 부작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공창제도 논란 최근 PC통신의 토론란 등을 통해 논란이 일고있다. 『수요와 공급이 엄존하는 필요악인 만큼 차라리 양성화해서 관리하자』는 내용이다. 미성년자만 고용하지 않으면 영업행위를 눈감아주는 현재의 단속도 사실상 윤락행위를 방조하고 있지 않느냐고 덧붙인다.
공창제도 도입 문제는 94년 윤락행위방지법 개정을 앞두고 공청회 등에서 부분적으로 논의됐고 98년3월에는 여권 일각에서 검토되기도 했으나 여성계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 논란으로 끝난 바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천호동 업주50명] 윤락가 단속 형평성 요구 한때 농성
15일 오후 8시께 서울 강동경찰서 1층 로비에 강동구 천호동 423번지 속칭 「천호동 텍사스」윤락업소 업주 50여명이 몰려와 구남표(丘南杓)서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4시간여 동안 연좌농성을 벌였다.
이들은 『최근의 서울시내 윤락가 단속의 경우 미성년자 고용여부만을 문제삼는데 비해 천호동 일대 윤락업소에 대해서는 영업자체를 못하게 하고 있다』며 『다른 윤락가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줄것』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다 자정께 자진 해산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천호동지역은 다른 윤락가와 달리 주택가가 접해있어 윤락업 자체에 대한 단속이 필요하다』며 『최근 몇 차례의 단속에서 계속 미성년자 윤락 사례가 적발되는등 지속적 단속이 필요한 곳』이라고 말했다.
강동경찰서는 96년 9월부터 천호동 윤락가에 대한 대대적인 단속을 벌여 당시 180여개 업소가 60여개 업소로 줄어들었으며 최근까지도 매일 밤10시부터 새벽2시까지 방범순찰대 1개중대를 일대에 배치해 윤락업소를 단속해왔다.
이동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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