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정치개혁 열망을 짓밟은 행위』 『당리당략에 따른 정치퇴보입법』시민단체와 학계는 여야가 합의한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정치자금법 개정안 등 각종 정치개혁입법을 거세게 비난하고 나섰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낙천·낙선 운동의 당위성을 정치인들이 증명해준 셈』이라며 『반개혁적인 조항의 철회와 입법화 저지를 위한 연대운동과 헌법소원에 나서겠다』고 적극 대응방침을 밝혔다.
당초 약속과 달리 의석수를 현행대로 유지하기로 한 정치권에 대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강경근(姜京根) 시민입법위원장은 『사회 다른 분야에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요구하던 정치권이 최소한 10%는 축소하겠다던 자신의 약속은 헌신짝 버리듯 저버렸다』고 개탄하면서 『정치권 스스로 국민적인 정치판 물갈이의 필요성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선거구 인구 상하한선을 7만5,000~30만으로 그대로 유지해 지역구 의석수가 5석이나 늘어난데 대해서도 『정치권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국민의 정치개혁 열망을 유린한 행위』라는 분노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민주노동당(가칭) 창당준비위 이상현(李尙炫) 대변인은 『비례대표제를 통해 지역대결구도를 완화하겠다는 개혁의도를 유린했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정략적, 위헌적 조항철폐에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화여대 김왕식(金旺植·정치학) 교수도 『표의 등가성이라는 헌법정신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선거구 획정에 정략이 개입되는 전형적인 개리맨더링』이라고 꼬집었다.
총선 정당보조금액수를 50%나 올린 것에 대해서도 시민들은 즉각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총선연대 이태호(李泰鎬) 기획국장은『50%의 기준이 도대체 뭐냐』고 반문하면서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보장하기는 커녕 아무런 해명없이 국민 부담만 가중시킨 철면피같은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정략적 목적을 위해서는 전광석화처럼 합의하고 국민의 요구사항은 뒷전으로 미루는 전형적인 자기 잇속챙기기』라고 분개했다.
대학생 김은영(金恩英·23)씨는 『정치인들의 작태에 신물이 난다』며 시민단체의 낙선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박병문(朴丙文·42·은행원)씨도 이번 총선에서는 지역감정을 벗어난 투표로 정치인들을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총선연대 최열(崔冽·환경련 사무총장) 상임공동대표는 『합의안 철회운동과 낙천·낙선운동을 거쳐 4월 총선에서 표로 심판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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