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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우리나라 標準時를 되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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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우리나라 標準時를 되찾자

입력
2000.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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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앞두고 있는 우리 겨레가 바로잡아야할 것이 많지만 그 중에서도 표준자오선을 우리나라 중앙선으로 바로잡는 일은 국가의 자주성을 찾는다는의미에서 어떤 일보다 중요한 일이다.현재 우리나라가 채택하고 있는 표준자오선 동경 135도는 일본의 중앙자오선으로 조선의 병탄이후 일제의 강압에 따라 쓰게된 것이다. 우리 실제시간과 30분이나 차이가 있는 이 표준자오선은 이승만(李承晩)대통령 때 동경 127도 30분으로 바뀌었으나 박정희(朴正熙)대통령 시절 다시 환원됐다.

표준자오선은 태양이 정남향에 오는 시각과 정오가 일치하는 경도를 말한다.태양이 정남향하는 시각은 지역마다 다른데 자오선이 지나가는 경도가 1도 차이가 나면 정남향 시각은 4분 차이가 난다. 현재 세계시는 영국 그리니치 천문대를 지나는 경도 0도의 본초자오선을 0시로 기준해 사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동경 135도를 표준 자오선으로 사용하고 있어 세계시와는 +9시간의 차이가 생긴다. 문제는 우리나라 실제위치가 동경 124도와 130도 사이에 있고 중심이 127도저도여서 표준자오선과 8도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이에따라 낮12시에 태양이 정남향하는 것이 아니라 약 30분 늦게 정남향한다.

우리나라 표준자오선은 4차례 변경됐는데 가장 나중에 변경될 때는 박대통령이 쿠데타를 성공한지 3개월만에 『무역을 할 때 30분 단위가 있으면 번거롭다』는 이유에서였다. 표준자오선을 우리나라 중앙선으로 바로잡자는 요구가 있어 1993년 행정쇄신실무위원회가 변경을 검토했지만 같은 이유로 부결됐다.

각국의 표준시가 1시간 단위로 되는 것이 국제관례라는 것이다. 그러나 호주 중부, 캐나다 뉴펀들랜드, 인도 , 이란, 미얀마, 네팔, 스리랑카 등 세계시와 30분 단위의 차이를 둔 표준시를 쓰는 곳도 있다.

표준시를 바로잡자는 것은 반일감정 때문만은 아니다. 우리 국민은 전통적으로 시간의 의미를 남다르게 인식, 태어난 연 월 시에 따라 사람의 사주를 분류한다. 표준시를 우리나라 시간으로 하지 않은 것은 이같은 국민 정서에도 반한다.

정부 여당이 한때 표준시를 바꾸겠다고 했으나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국민의 자주성 회복 차원에서, 또 우리 국민의 전통적 시간중시 사상을 고려해서 표준시는 번거러움과 혼란이 있더라도 반드시 바로잡아야 하겠다.

/육철회·신시민운동연합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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