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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와 사람들] 이진영 (주)네스트시스템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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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와 사람들] 이진영 (주)네스트시스템 사장

입력
2000.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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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의 시장을 잡아라』운동권 출신의 386세대가 국내 컴퓨터업계에서 점유율 2.5%에 불과한 매킨토시 소프트웨어 시장에 대한 완전 장악을 선언하고 나섰다. ㈜네스트시스템 이진영(李鎭永·32·사진)사장은 지난해 12월 회사설립 이후 미국과 호주 등지에서 매킨토시용 소프트웨어 수입총판권을 잇따라 따낸데 이어 인터넷을 통한 화상자료 판매 등을 개발, 매킨토시 업계내에서 최대공급처로 급부상했다.

『국내 매킨토시 이용자가 미국 일본 등에 비해 현저히 적은 수준입니다. 비쥬얼시대에서는 해상도가 뛰어난 매킨토씨 이용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매킨토씨 전문」이란 간판을 내걸고 뛰어들었습니다』

국내 컴퓨터 시장의 97%를 차지하는 IBM과 달리 매킨토시는 설계·디자인 등의 전문분야에서는 필수적으로 애용되는 컴퓨터. 국내 수준이 아직 서구제품을 따라가지 못해 소프트웨어는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형편이다. 이에 ㈜네스트시스템이 공급에 독점적 지위를 구가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국내 개발기술이 수입제품과 큰 차이가 나고 있어 수입제가 판을 치고 있지만 자체 기술개발을 통해 차근차근 격차를 줄여나갈 계획입니다』

이사장이 자체개발해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는 첫 제품은 국내외 각종 배경사진과 이미지 등을 형상화한 사진모음프로그램. 산 들 강 등의 배경화면은 물론 동·식물 등의 개별 이미지를 인터넷을 통해 띄워 이용자들에게 무료나 염가로 공급한다. 수입품을 구입하려면 20만∼30만원가량 비용이 들기 때문에 일반 이용자들이 그간 사용을 꺼려왔던 분야다.

『이제 국내에서도 IBM의 아성에 매킨토시가 서서히 도전장을 내게 될 것입니다. 그에 발맞춘 제품개발을 통해 저변 확대를 이끌어 보겠습니다』

「매킨토시 장악」을 꿈꾸는 이사장이 컴퓨터를 접하게 된 계기는 다소 이채롭다. 컴퓨터와 무관한 한국외대 영어과 86학번인 그는 학창시절 빨간 어깨띠와 화염병을 든 전형적인 운동권 학생이었다. 시위에 참가하며 구치소를 드나들다가 출소하던 날 아버지에 손에 이끌려 간 곳이 세운상가 컴퓨터매장. 아버지가 아들의 관심사를 바꿔보려 당시 최고급 수준이던 16비트 컴퓨터를 구입해 줬다. 시큰둥하게 컴퓨터를 눌러보던 그는 예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세계에 매료됐다.

외국서적을 통해 독학으로 컴퓨터를 공부한 그는 그해 말 컴퓨터 데이터베이스 관련 서적을 출간, 12판을 증판하며 베스트셀러에 기록되기도 했다.

이후 지금까지 집필한 컴퓨터 서적이 12권. 인세로만 1억5,000만원을 챙겼다. 졸업과 동시에 엘렉스컴퓨터에 입사해 프로그램 개발과 기획판매 등을 담당하다 지난해 12월 본사가 다른 회사로 넘어가자 미련없이 사표를 던졌다. 그리고 평소 꿈꿔오던 매킨토시 왕국을 향해 발을 내디뎠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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