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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이야기] 작명 좋아야 '말 팔자' 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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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이야기] 작명 좋아야 '말 팔자' 편다?

입력
2000.01.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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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이름이 좋아야 잘 달린다. 「새강자」「무비동자」「신세대」「당대발복」「초강대국」「즐거운 파티」 등등. 지난해 국내 대표마로 선정된 이 말들은 한가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듣는 이에게 「이름이 좋다」는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실제 이 말들은 지난해 경주 성적이 좋아 많은 상금을 챙겼다.이름을 풀이해 보면 새강자는 새로운 강자, 무비동자는 무예가 뛰어나고 하늘을 나는 듯한 아이, 당대발복은 당대에 복이 터진다는 등 모두 단순명료하면서도 「승리」를 연상시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단언할 순 없지만 이처럼 경주마의 운명과 이름사이에는 약간의 상관관계가 있어 보인다. 때문에 사람이 태어나면 이름을 지을 때 크게 신경쓰는 것처럼 말도 마찬가지다.

말의 이름을 짓는 마주들이 선호하는 경향은 3가지. 「빨리 달리거나」 「승리하거나」 혹은 「상금을 많이 타는」 의미를 많이 담는다. 「강자」같은 단어나 「무적함대」「진기록」 같은 이름들이 그 경우. 또 말의 이름에는 시대상도 반영된다. 「즈믄동이」「새천년강자」「밀레니엄드림」 등이 최근 등장한 것들이다.

마주의 개인취향도 무시할 수 없다. 어떤 마주는 「히어로」란 단어를 좋아해 「스피드히어로」「골든히어로」 등으로 작명했다. 또 다른 마주는 애국가 가사를 본따 「동해물과」와 「마르고」 로 지었으나 상금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자 「동해파도」「동해왕초」 등 다른 방향으로 작명을 선회했다.

마명에도 역시 유사품이 따른다. 잘뛰는 말이 나타나면 유사한 이름이 생겨나는 것. 무비동자를 본딴 무비스타, 당대제일과 당대발복, 새강자와 새풍작, 자당과 자상 등 모두 말이 잘 뛰어주기를 기원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때문에 말의 작명에는 까다로운 조건이 따라 붙는다. 한 마리의 말에게는 한개의 이름만 주어지는 「1마 1마명 원칙」이 국제적으로 준수되고 있다.

좋은 성적을 거둔 유명마의 이름을 본떠 사기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물론 유명마들은 죽어서도 다른 말이 그말의 이름을 사용할 수 없다. 또 신세대와 쉰세대처럼 혼동의 우려가 있거나 기업명 등 영리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작명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박원식기자

par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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