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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미대선](상)앞서가는 부시… '빅3'가 추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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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붙은 미대선](상)앞서가는 부시… '빅3'가 추격

입력
2000.0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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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여론조사 줄곧 선두고어 브래들리 맥케인 2위 다툼

10개월여를 앞둔 미국 대선 레이스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텍사스 주지사가 독주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의 앨 고어 부통령, 빌 브래들리 전 상원의원과 공화당의 존 맥케인 상원의원이 추격하는 양상으로 굳어져가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알 수 있듯 부시는 지난해 하반기이후 단 한번도 공화당 후보 지명전과 본선에서 2위로 밀려본 적이 없는 막강위세를 과시하고 있다.

공화당 경선의 경우 부시는 줄곧 60% 이상의 지지율을 확보, 20%에도 못미치는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2위 맥케인을 압도하고 있다.

이처럼 부시가 상종가 행진을 계속하는 이유는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프리미엄에다 미국에서 덩치가 큰 편에 속하는 텍사스의 주지사를 연임함으로써 행정능력을 검증받았다는 점이 꼽힌다. 게다가 한때 라이벌로 떠올랐던 엘리자베스 돌 여사까지 부시 지지를 선언하고 나섰다.

그러나 부시에게도 약점이 있다. 기선제압을 위해 맥케인이 집중공략한 탓도 있지만 비록 작지만 뉴햄프셔주에서 맥케인에게 밀리고 있는데다 몇차례의 TV토론에서 「얼치기 답변」을 반복하는 바람에 위기관리능력과 지적 수준에 관해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

특히 지난해 첫 TV토론에서 세계 주요 분쟁지역의 지도자 이름을 제대로 대지못하는 바람에 망신을 당한 이후 「TV토론 집중과외」를 받았으나 별로 나아진 기색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시가 백악관에 입성하리라는 전망에는 이론이 없는 분위기다. 부시의 당내 경쟁자들은 맥케인을 비롯, 출판재벌 스티브 포브스 등 5명에 이르고 있으나 맥케인을 제외하곤 지지율이 5%에도 못미쳐 큰 변수가 되지않는다.

월남전 포로 출신이기도 한 맥케인은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으나 지지율을 20% 이상으로까지 끌어올리는데는 힘이 부치는 것같다. 궁여지책으로 맥케인은 뉴햄프셔 예비선거를 역전의 기폭제로 삼기위해 지역 구석구석을 돌며 표를 모은 끝에 지난해말부터 이곳에서만 부시를 누르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아직 이 여세를 다른 주로 퍼뜨리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는 일찌기 레이스에 뛰어든 고어의 독주가 지속돼오다 지난해 9월 브래들리가 가세함으로써 혼전이 거듭되고 있다.

외견상으로는 고어가 지속적으로 10% 포인트 이상의 리드를 해오고 있으나 부시와의 가상대결에서 브래들리에 비해 경쟁력이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 상황이 복잡해졌다. 7년째 부통령직을 수행하며 「정보화 마인드」의 견인차임을 강조하고 있는 고어는 집권이후 지속되고 있는 경제호황이 큰 힘이 되는듯 했다.

그러나 클린턴 대통령의 잇단 스캔들에 식상한 국민이 「클린턴의 사람」을 비판적으로 보고 있어 고전을 면치못하고 있다. 고어는 최근 클린턴과의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며 클린턴에 대한 비판도 하고 있으나 역부족이라는게 중론.

다행히 최근 들어 TV토론이 본격화하면서 그간의 행정경험을 토대로 한 노련함이 돋보이기 시작해 지지율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프로농구스타 출신인 브래들리는 출마를 선언하면서부터 민주당의 「핀치히터」로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브래들리는 고어에 비해 당내 지지율은 줄곧 뒤져왔으나 공화당 후보들과의 가상대결에서는 고어보다 상대적 우위를 지켜왔다.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도 부시와 대결할 경우 고어는 52%대43%로 밀렸지만 브래들리는 49%대47%로 거의 박빙의 세를 보였다. 정치분석가들은 『당내 경선의 경우 현직 프리미엄이 있는 고어 지지자가 많다』며 『그러나 본선에 관한한 무당파나 중간 계층의 브래들리 선호도가 굉장히 높게 나온다』고 분석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미 대선절차

미국의 대선은 선거인단을 통한 간접선거가 특징. 대선과정은 크게 각 정당당이 각각 후보를 지명하는 예비선거와 그 후보들이 맞붙는 본선거로 나뉜다.

각 당은 1월말부터 6월까지 50개 주에서 후보지명 전당대회에 나갈 대원을 뽑는 당원대회(Caucua) 또는 예비선거(Primary)를 치른다. 코커스는 주의 당간부들이 모여 대의원을 뽑는 행사이며 예비선거는 각 당의 유권자가 전당대회에 나갈 대의원을 선출하는 절차이다.

이같은 과정을 통해 선출된 대의원들은 각 당의 전당대회에서 본선에 나갈 당의 대선 후보를 뽑는다. 이번의 경우 공화당은 7월31일 필라델피아에서, 민주당은 8월21일 로스앤젤레스에서 각각 성대하게 전당대회를 연다.

최종 라운드인 선거인단을 뽑는 본선거는 「4의 배수가 되는 해의 11월 첫번째 월요일 다음의 화요일」, 즉 올해는 11월7일 열린다. 사전에 지지 후보를 선언하는 선거인단은 각 주의 인구비례에 따라 숫자가 정해지며 각 주에서 다수득표를 한 후보가 그 주의 선거인단을 독차지한다.

올해의 경우 538명이 되는 선거인단의 과반수 이상을 얻으면 당선되며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에는 하원의 투표로 선출된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대선후보 주요얼굴

조지 부시(53) 텍사스 주지사는 「부드러운 보수주의」를 내거는 공화당 온건파의 대표다. 부시 전 대통령의 장남으로 동생 젭 부시는 플로리다 주지사.

아버지의 지명도는 물론이고 대통령 시절 모여들었던 쟁쟁한 참모들을 고스란히 선거캠프의 고문으로 물려받았다. 빈곤층 대책 강화와 군비증강 등이 중점 정책. 석유회사 사장과 메이저리그의 텍사스 레인저스 구단주를 지냈다.

앨 고어(51) 부통령은 클린턴 민주당 정권의 2기 내내 백악관 2인자이자 후계자였다. 「경제성장과 환경보호의 병행」이 주요 정책. 상원의원의 아들로 태어나 워싱턴의 호텔에서 살면서 명문교를 다닌 전형적인 엘리트로 고향 테네시주에서 신문기자를 하기도 했다.

공화당 부시의 뒤를 쫓는 존 맥케인(64) 상원의원은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모두 해군대장을 지닌 「장군의 아들」이다. 자신도 해군 전투기 조종사로 베트남전에서 격추돼 5년반 동안 포로생활을 하다가 73년 귀환한 전쟁영웅. 당 지도부에 할 말을 하는 강골로 이름높다.

고어에 맞선 민주당의 빌 브래들리(56) 전 상원의원은 프로농구 스타 출신으로 정계에 입문, 뉴저지에서 내리 3선을 한뒤 은퇴했었다. 은행가 집안에서 태어나 프린스턴대와 옥스포드대에서 공부한 그는 빈곤퇴치, 인종차별 철폐 등 정책면에서 고어에 비해 진보적이다.

신윤석기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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