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공업용 알코올 소독약

전국의원등 수백곳 납품...체내누적시 '치명적'공업용 메틸알코올로 만든 소독약이 전국의 병·의원 수백 곳에 납품돼 환자의 수술과 치료에 사용된 사실이 드러났다. 메틸알코올은 환부를 통해 체내에 누적될 경우 혈액을 산화시켜 쉽게 피로하게 하고, 특히 시신경 계통에 치명적 손상을 입히는 유해물질이다.

서울지검 형사2부(표성수·表晟洙부장검사)는 13일 무허가 소독용 알코올 제조업자인 세웅약품 대표 최일식(50)씨를 보건범죄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구속하고 판매업자 김모(47)씨에 대해서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간호조무사 출신인 최씨는 94년 3월 경기 고양시에 100여평 규모의 비닐하우스에 무허가 공장을 차린 뒤 메틸알코올을 섞은 소독용 알코올 18ℓ짜리 3만5,000통(시가 8억7,500만원 상당)을 제조한 혐의다.

검찰조사 결과 최씨는 메틸알코올의 값이 에틸알코올의 5분의 1에 불과하고 구별하기가 쉽지 않은 점을 악용, 에틸알코올 대신 메틸알코올을, 증류수 대신 지하수를 섞었으며 정품보다 30% 이상 싼 가격에 이를 유통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서울을 포함해 전국의 병·의원 수백 곳에 이 소독약이 납품된 사실을 확인하고 병원에서 이를 가짜인 줄 알면서도 구입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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