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실직·실연후 암걸릴 위험높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실직·실연후 암걸릴 위험높다

입력
2000.01.14 00:00
0 0

술·카페인·음식 줄이고 긍정자세 체념필요삼성그룹 이건희회장이 폐와 폐사이 림프절에서 암세포가 발견돼 미국에서 치료를 받는 등 재계의 거물급 인사들이 연초부터 잇따라 암으로 쓰러지고 있다. 지난 해엔 국민은행 송달호행장이 췌장암 선고를 받았고, 신한생명 유성근사장도 위암으로 퇴사했다.

의료계에선 기업인들의 「중병현상」에 대해 IMF체제 2년을 거치면서 구조조정 등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린 게 주원인으로 보고 있다. 스트레스는 그동안 불면증, 고혈압 등 각종 정신·신체질환의 주원인으로 여겨져 왔다. 그런데 최근엔 스트레스가 암도 유발한다는 연구결과가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스트레스는 암 발생과 어떤 연관이 있는 것일까.

스트레스는 암 발생의 주요 원인

암전문 치료병원인 원자력병원은 최근 쥐실험을 통해 스트레스가 면역세포의 활동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잠을 재우지 않고 계속 스트레스를 가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비교한 결과 스트레스를 받은 쥐들은 스트레스호르몬이 증가, 면역세포 중 자연살상세포의 수가 줄고 기능도 떨어졌다.

이 병원 백남선원장은 『우리 몸에는 돌연변이가 일어난 암세포를 찾아내 제거하는 자연살상세포가 존재한다』며 『스트레스 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자연살상세포의 수가 많고 활동력이 왕성한 반면, 스트레스가 많은 사람은 수가 적고 활동력도 약하다』고 설명했다. 1997년 미국에선 스트레스가 심한 사람에게 유방암이 많이 생긴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중국의 암전문의 리 얀박사는 최근 2,000여명의 암환자를 조사한 결과 80% 이상이 암 발생 전에 사랑하는 사람이나 직장을 잃는 등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리박사는 『우리 신경계가 새로 발생한 환경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면 암세포가 빨리 확산된다』며 『스트레스로부터 신경계의 건강을 잘 지켜야만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바뀌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과 김영신교수는 『업무와 관련된 스트레스가 불면증 등 각종 질환을 초래한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며 『요즘엔 사소한 감기에서부터 암까지도 스트레스를 원인으로 보는 시각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 해소에는 긍정적 생활태도와 규칙적 운동이 보약

스트레스를 해소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원자력병원 백남선원장은 다음과 같은 생활태도를 권했다. 첫째, 술과 카페인이 든 음식을 피한다. 알코올과 카페인을 섭취하면 호흡이 빨라지고 심장이 뛰는 등 스트레스반응을 일으킨다. 둘째, 야채와 과일을 많이 먹는다.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비타민, 아연과 같은 무기질이 많이 소모되기 때문. 셋째, 규칙적으로 식사한다. 식사를 거를 경우 저혈당이 돼 스트레스반응을 초래한다.

넷째, 깊은 호흡을 통해 긴장을 자주 이완시킨다. 다섯째, 여유있게 스케줄을 관리한다. 시간에 쫓기면 더 스트레스를 받는다. 자신의 능력에 맞게 현실적인 목표를 정한다.

여섯째,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일은 미리 안된다고 거절할 줄도 알아야 한다. 일곱째, 긍적적인 자세를 갖는다. 똑 같은 일도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여덟째, 체념할 줄 알아야 한다. 바꾸기 힘든 환경은 빨리 체념하고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림대 김영신교수는 『평소 긴장을 풀어주는 여유를 갖고 술과 담배 대신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스트레스 평가법

1. 배우자가 사망했습니까? 20점

2. 이혼했거나 배우자와 별거중입니까? 15점

3. 가까운 친척이 사망했습니까? 13점

4. 질병에 걸리거나 다쳐서 입원한 적이 있습니까? 11점

5. 결혼을 했거나 헤어졌던 배우자와 재결합을 했습니까? 10점

6. 곧 자녀를 둔 부모가 됩니까? 9점

7. 가족 중 건강에 중대한 변화가 생긴 사람이 있습니까? 9점

8. 직장을 잃거나 은퇴를 했습니까? 9점

9. 성생활에 문제가 있습니까? 8점

10. 새로운 가족이 생겼습니까? 8점

11. 가까운 친구가 사망했습니까? 8점

12. 경제사정에 중대한 변화가 생겼습니까? 8점

13. 직업이 바뀌었습니까? 8점

14. 자녀 중 독립을 했거나 학교를 입학·졸업한 사람이 있습니까? 6점

15. 법적인 문제를 일으킬만한 어려움이 있습니까? 6점

16. 가정이나 직장에 당신이 매우 싫어하는 사람이 있습니까? 6점

17. (여성에 해당) 생리전 긴장증후군을 갖고 있습니까? 6점

18. 커다란 개인적 성공을 경험한 일이 있습니까? 6점

19. 최소한 두 번 이상 시차병을 경험한 일이 있습니까? 6점

20. 집을 수리하거나 이사하는 것과 같은 큰 변화가 있었습니까? 5점

21. 직장생활이 흔들릴 정도의 어려움이 직장에 있습니까? 5점

22. 빚이나 저당을 잡힌 게 있습니까? 3점

23. 교통위반 딱지와 같은 가벼운 위법을 저지른 일이 있습니까? 2점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폐암은 재벌회장 전유물인가

폐암은 재벌회장의 전유물? 최근 국내 최대 재벌기업인 삼성과 현대의 최고경영자가 잇따라 폐암으로 쓰러지면서 기업인들이 「폐암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삼성그룹 이건희회장이 림프절에서 암세포가 발견돼 폐암 전이여부를 검사중이고, 현대산업개발 정세영 명예회장은 지난 해 12월 서울중앙병원에서 폐암 절제수술을 받았다.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은 80년대 중반 폐암수술을 받은 뒤 병세가 악화해 78세기로 일기를 마쳤다. 고 최종현 선경그룹회장과 그의 친형 최종건씨도 폐암으로 숨졌다.

폐암의 주범은 흡연이다. 폐암환자 중 담배를 피운 경험이 있는 사람은 87%나 됐다. 이건희회장과 정 명예회장의 경우 지금은 끊었지만, 상당기간 담배를 피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환경이나 직업, 가족력, 식생활습관, 약물남용도 무시 못한다. 미국의 조사결과를 보면 도시에 거주할 경우 농촌보다 위험도가 1.5배 높았다. 육류나 동물성 지방을 즐겨도 위험도가 높다.

가족력이 있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폐암 발생위험이 2~3배 높다. 공초 오상순의 경우 하루 200개피 이상의 담배를 피운 골초로 유명하지만 폐암에는 걸리지 않았다. 백남선원장은 『똑 같이 담배를 피우더라도 폐암의 유전정보가 있는 사람에게 암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과도한 긴장의 연속과 스트레스, 흡연, 가족력 등이 결합돼 폐암이 생겼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고경영자 사무실의 바닥재로 많이 쓰이는 카펫이 실내 공기를 오염시켜 폐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