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긴자(銀座)나인에 있는 로바타야키(爐端燒き)가 퇴근길의 직장인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이유를 생각해본 적이 있다. 한 입에 쏙 들어가는 꼬치구이가 일품이기 때문일 것이다. 고기나 야채를 짧게 잘라 먹기 좋게 구워주기 때문에 누구나 즐겨 찾는다.짧은 문장으로 감칠맛 나게 쓰여진 글이 글쓰기에서는 꼬치구이에 해당한다. 단문(短文)은 읽는 사람에게 시각적, 정신적 위안을 준다. 메시지 내용도 훨씬 선명하게 들어온다.
단문의 대가라는 어니스트 헤밍웨이도 극찬했던 미국의 소설가 마크 트웨인(1835-1910)은 『단어 3개마다 하나씩을 삭제하면 글에 상당한 활력을 준다』고 했다. 한국식 영어의 맹점을 지적한 「오, 노! 콩글리쉬」라는 책을 쓴 한 미국인은 글쓰기를 골프에 빗대 『(단어가) 많으면 많을수록 핸디캡이 늘어난다』고 말했다. 골프에서 타수(Hit)가 많으면 많을수록 핸디캡이 늘어나는 것과 같은 이치다. 글쓰기에서나 골프에서나 높은 핸디캡은 자랑할 일이 못 된다.
읽는 이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쉽고 만만해 보이는 글을 써야 한다. 덩치가 크고 무거운 문장은 모든 사람을 가위눌리게 한다. 어떤 글이 살찐 문장인가는 글을 써놓고 한 번 읽어 보면 안다. 숨쉬기가 불편할 정도라면 일단 장문(長文)에 속한다. 과감하게 토막을 내서 숨통을 터줘야 한다. 지나치게 현학적이거나 논리적 일관성이 결여된 문장도 E-메일에서는 퇴출해야 한다.
짧고 의미가 분명한 글을 쓰려면 무엇보다도 논지를 흐리게 하는 요소를 없애야 한다. 전달해야 할 내용이 많다면 불릿(bullet)이나 숫자를 이용한 리스트를 만들자. 불릿은 쉽게 말해 네모나 원형, 별표 등의 기호를 말한다. 강조해야 할 키포인트는 불릿을 이용해 정리하는 게 좋다. 중요한 순서대로 강조할 필요가 있다면 숫자를 이용한 리스트를 만든다. 제품의 조립과정이나 소프트웨어 설치안내 등에서 흔히 사용하는 방식이다.
불릿이나 숫자가 들어간 리스트를 만들 때는 단락마다 스페이스를 띄워줘야 강조점이 돋보인다. 별도의 리스트를 만들지 않고 문장 속에서 숫자를 이용해 리스트를 만드는 방법도 있다. 다음은 한 가지 예. 『총선연대가 낙선대상 의원의 부적격사유로 지적한 사항은 1)부정부패 2)선거법 위반 3)지역감정 선동 등이다』 이런 방식은 스페이스를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편집위원 이상석
behappy@hk.co.kr
■[E-메일 용어] Cyber stalking
인터넷이나 E-메일, 삐삐(Pagers)등을 이용해 다른 사람을 괴롭히거나 협박하는 행위. 사이버공간에서 일어나는 일이라서 「온라인(On-line) 스토킹」이라고도 부른다. 스토킹은 원래 짝사랑하는 연인이나 인기연예인 등을 직장이나 집으로 찾아 다니며 못살게 구는 것을 말하는데, 미국여성 12명중 1명꼴로 이런 「오프라인 스토킹」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는 최신 통계가 있다.
편집위원
behapp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