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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카지노 오락인가 도박인가

입력
2000.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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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롯머신·카바라…도박중독증등 폐해우려「오락인가 노름인가」

도박도시로 유명한 미국 라스베이거스의 도박장을 그대로 인터넷에 옮겨놓은 듯한 사이버카지노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국내에 문을 연 사이버카지노는 아이코리아의 「윈윈2000」(www.winwin2000.com)과 조이포유에서 운영하는 「조이포유」(www.joy4you.co.kr), AD위너의 「AD위너」(www.ADwinner.co.kr) 등 세 군데이다.

이들은 도박장에서 볼 수 있는 슬롯머신, 룰렛, 바카라 등의 각종 게임을 온라인게임으로 개발, 인터넷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실제 도박처럼 현금이 오가는 것은 아니지만 성적에 따라 현금을 지급하거나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사이버머니를 제공하기 때문에 사이버도박으로 볼 수 있는 소지도 있다.

윈윈2000은 지난해 10월말 문을 연 국내 최초의 사이버카지노. 운영업체인 아이코리아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인터넷광고사이트」로 선전하는 이 곳은 슬롯머신게임을 제공하고 있다. 방법은 실제 슬롯머신과 동일하지만 회전창에 그림대신 기업체의 광고가 나타나는 점이 다르다.

매일 오후 4시에 성적을 발표하는데 점수를 기준으로 1등에게는 100만원의 현금이 지급된다. 운영업체측에서는 상금을 노려 지나치게 게임에 몰두하는 사람이 없도록 이용자번호(ID)를 자동으로 확인해 한 사람당 하루에 5분씩 5번이상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그래도 지난해말까지 회원이 91만명을 넘어서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 시범서비스를 거쳐 이달초부터 본격 영업을 시작한 조이포유는 슬롯머신외에 카드게임인 블랙잭, 바카라를 제공하고 있다. 정교한 그래픽과 돈 쏟아지는 소리까지 실감나게 재현해 실제 카지노에 앉아 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이달 안에 비디오포커, 드로우포커 등 9종의 게임이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 곳은 성적에 따라 마일리지 개념의 점수를 준다. 처음 회원으로 가입하면 종자돈 개념의 1,000점을 주며 10만점이 쌓이면 10만원 상당의 사이버머니를 제공한다. 실제 돈은 아니지만 사이버쇼핑몰에서 물건을 살 수 있기 때문에 현금이나 마찬가지.

이 업체들은 앞으로 미국, 일본, 중국, 싱가폴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사이버카지노는 현금대신 점수나 사이버머니를 이용하기 때문에 실제 카지노인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어 전세계적으로 300여개 사이트가 성업중이다. 카리브해 연안도서국가에서는 15년간 세금을 면제해주며 독점권까지 발급하는 등 오히려 장려하는 분위기.

미국의 조사기관인 크리스티안센은 사이버카지노시장이 2002년까지 300억달러규모의 시장을 형성해 전세계에 걸쳐 1억5,000만명, 한국에서만 5만명이 이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실제 도박에서 나타나는 중독 등의 폐해성이 똑같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부 사이트의 경우 이용횟수 제한, 만 19세 이상의 성인만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는 등 보호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우려되는 부작용을 막기에는 미흡한 실정. 또 신용카드번호를 입력해 실제 도박이 가능한 외국 사이트에 접속할 경우 달러가 해외로 빠져나가는 등 국익에도 안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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