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름인 들이 학수 고대 하던 제 5 씨름단이 창단 됐지만 모래판의 분위기는 썰렁하기만 하다.11일 중견 건설 업체인 동부 종합 건설이 「스타 만들기」라는 청사진을 내세우며 타워호텔에서 창단식을 갖고 씨름관계자들의 격려속에 출범했다. 하지만 정작 창단식장에서의 화두는 「강원태백건설팀의 해체여부」였다.
며칠전 한 스포츠지에서 「동부종합건설이 태백씨름단을 인수해 창단한다」는 기사가 단초가 됐다.
게다가 태백건설의 부사장과 황경수감독이 10일 씨름연맹을 찾아와 「팀해체 의사」를 전달하려 하자 연맹관계자들이 『내일이 씨름단 창단식인데 재뿌리려고 하느냐』며 극구만류, 돌려보낸 해프닝이 도마위에 올랐다.
엄총재는 『공식적으로 팀해체를 거론한 적이 없는데 아랫사람이 와서 이야기를하는 것은 태백씨름단을 더 어렵게 만드는 것』이라며 『오늘 총회에서 강원태백건설 회장이 강력히 항의했다』고 해명, 일단락지었다.
그러나 문제의 본질을 피한다고 해결될 수 있을까. 태백씨름단은 지난달 연봉은 물론 훈련비가 없어 두달째 훈련을 못하고 뿔뿔이 흩어진 상태다.
씨름에서 동계훈련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설명할 필요가 없다. 그동안 황경수감독이 지연과 학연을 동원, 마산에서 연습장을 빌려 군고구마를 구워먹어가며 어렵게 씨름단을 꾸려왔지만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사실 황감독이 10일 씨름연맹을 찾은 것은 씨름단의 해체수순을 밝기 위해서였는데, 회사측에서는 『인수기업을 물색하라고 그랬지 언제 자진 해체하겠다고 했느냐』고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다.
황감독은 『연맹과 회사측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더이상 꾸려갈 여력이 없으면 훈련을 하지 않고 있는 선수들을 데리고 설날대회에 참가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삼익캐피탈씨름단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여서 해체설까지 나돌고 있다. 한국씨름연맹은 금명간 제6씨름단을 창단시키겠다고 공언하고 있지만 더이상 허울좋은 팀수 부풀리기에 연연해서는 안된다는 게 씨름인들의 지적이다.
여동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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