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꽃 절정… 눈꽃트레킹상품 인기겨울산으로 눈꽃 여행을 떠나자. 높은 봉우리부터 피기 시작한 눈꽃이 이제는 계곡을 타고 내려오고 있다.
눈꽃이 절정을 이루면서 여행사의 눈꽃트레킹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성대한 눈꽃축제도 기다리고 있다. 미끄러지기 쉬운 눈꽃산행은 가파른 언덕보다는 완만한 곳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내려올 때 마대자루를 깔고 엉덩이 눈썰매를 타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눈꽃트레킹의 명소로 꼽히는 곳은 한라산과 대관령 주변 능선. 한라산에는 이미 많은 눈이 내렸고 대관령에도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눈꽃이 피기 시작했다.
■한라산
이미 눈꽃트레킹이 한창이다. 위도는 낮지만 남한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여서 일찍 눈이 내리고 늦게 녹는다. 정상에는 현재 20㎝이상의 눈이 쌓였다.
밤사이 갑자기 기온이 떨어지면 눈꽃은 더욱 선명해진다. 96년부터 정상까지의 접근이 통제되고 있지만, 눈이 많이 내리는 1~2월에는 성판악길, 관음사길 두 곳의 코스를 개방해 겨울산행인들을 맞는다.
가장 붐비는 곳은 서북쪽 능선인 성판악코스. 아직은 드문드문 눈밭이 펼쳐진 길을 따라 2시간30분 정도를 오르면 사라대피소이다.
길의 경사가 조금 심해지면서 세상은 더욱 하얗게 변한다. 봄이면 정신이 혼미할 정도로 진달래가 만개하는 진달래밭대피소까지 1시간이 더 소요된다. 그 진달래나무는 완전히 흰색 꽃으로 얼굴을 바꿨다. 여기서 정상까지는 1시간여의 힘든 산행이지만 눈꽃을 감상하며 걷다보면 시간이 모자란다.
두번째 코스는 북쪽 탐라계곡을 굽어보며 개미등을 타고 오르는 관음사길. 성판악코스와 마찬가지로 5시간 정도가 걸린다. 한라산의 능선중 가장 가파른 서북능선을 구경하는 맛이 일품이다.
관음사코스는 성판악코스에 비해 길이 험하다. 북쪽 능선이어서 눈이 굳어 얼음이 되는 상황이 많이 생긴다. 경험이 적은 사람은 성판악쪽을 택하는 것이 좋다.
한라산 트레킹의 기본은 부지런해야 한다는 것. 아침에 올라가 당일 하산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성판악이나 관음사를 오전 9시 이전에 통과해야 입산이 허용된다.
제주도는 22일부터 30일까지 제주시와 한라산 트레킹코스 곳곳에서 눈꽃축제를 개최한다. 동부관광(02-730-8311)등이 이 축제에 맞춰 한라산 눈꽃트레킹 패키지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문의 국립공원한라산관리사무소 (064)742-3084
■대관령
대관령 트레킹의 메인코스는 옛길이다. 우리 조상들이 괴나리봇짐을 이고지고 오르내렸던 길이다. 옛날 횡계와 강릉 파발역의 중간지점인 반정(半程)과 대관령박물관이 자리한 강릉시 어흘리까지 5㎞ 구간이다. 지금 대관령에는 2002년 완공을 목표로 산을 관통하는 터널과 왕복4차선 새도로가 건설중이다. 이 길이 완성되면 지금의 고속도로가 「옛길」로 이름을 바꾸고 지금의 옛길은 「원조옛길」이 될 판이다.
대관령휴게소에서 강릉방향으로 구불구불 1㎞ 정도를 내려가다보면 오른쪽으로 「대관령옛길」이라는 비석이 보인다. 이 곳이 반정이다. 트레킹은 반정에서 강릉시 어흘리까지 내려가는 방법과 어흘리에서 올라오는 방법이 있다. 1시간 40분 남짓이면 주파하기 때문에 왕복트레킹을 시도해도 무리가 없다. 중간지점에 옛 여행객이 막걸리 한사발로 목을 축이던 주막터가 있고 이 곳에서부터 어흘리까지 맑은 소리를 내는 계류가 얼음 밑을 흐른다.
두번째 길은 대관령 북쪽 황병산-오대산으로 이어지는 선자령고갯길이다. 대관령 휴게소에서 북쪽의 대관사를 거쳐 해발 1,157㎙의 선자령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코스다. 왕복 5시간 정도 소요. 대관령 남동쪽의 제왕산으로 올랐다가 상·하제민원을 거쳐 어흘리로 내려가는 길도 눈꽃트레킹으로 유명하다.
대관령 눈꽃을 만나러 가는 길에는 겨울의 진풍경인 황태덕장을 보너스로 구경할 수 있다. 짧은 기간 햇볕에 건조한 북어와 달리 황태는 얼고 녹는 것을 반복하며 3개월 이상을 말린 것.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어서 강원 산악지방을 대표하는 특산물이 됐다. 대관령 서쪽의 평창군 횡계리에 황태덕장이 널려있고 구입할 수 있는 가게도 많다. 평창군은 눈과 스키, 황태를 연계한 대관령눈꽃축제를 26~30일 횡계 일원에서 개최한다. 승우여행사(02-720-8311)등이 옛길 트레킹과 황태덕장 견학을 연계한 상품을 내놓고 있다.
눈덮인 한라산. 겨울정취의 절정은 산 위에 있다. 눈꽃을 보며 눈길을 걷는 눈꽃트레킹에 스트레스는 저절로 부서진다.
대관령 제왕산코스. 멀리 강릉으로 내려가는 영동고속도로가 보인다.
사진제공=테마사진여행 김종권
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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