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도전! 지구탐험대'16일 200회96년 3월 10일 아침, 시청자들은 80분간 신기한 체험을 했다. 영화배우 진유영이 원시인 복장으로 파푸아 뉴기니에서 땅을 파고 물고기를 잡는 장면을 보았다. 세계 각국의 전통과 문화를 재미있게 소개한다는 의도로 마련한 KBS 「도전! 지구탐험대」의 첫 방송이었다. 일요일 오전 늦잠을 즐기다 일어나면 보게되는 이 프로그램이 16일로 200회를 맞는다.
「도전…」 제작 사무실에는 「도전 10훈요」라는 것이 벽에 걸려있다. 출연자들에게는 「공포」의 훈령이다. 고생을 피해서는 안된다는 「고생은 사서 해라」, 관광객처럼 행동해서는 안된다는 「체험자 시점 중심」, 봉사정신과 겸손한 태도로 제작에 임해야 한다는 「머슴론」 등등이다.
■ 어려운 제작 여건과 사고
출연자의 현지 체험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제작이 매우 힘든 프로그램 중 하나로 정평이 나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수시로 변하는 현지 사정. 최근 방송한 파키스탄 캐러코럼 고속도로 공사현장의 체험팀은 방문 기간 쿠테타가 발생해 4일간 연금을 당했다.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오모강 부족 생활을 담던 도중 원주민들이 강도로 돌변해 제작진이 금품을 털린 일도 있었다. 황당한 경우도 발생했다. 세네갈의 오지에서 행해진다는 원숭이 사냥에 대한 정보를 문헌과 인터넷 , 여행사 등에서 찾아 현지를 방문했는데 산업화로 인해 마을 자체가 없어져버려 제작을 포기한 일도 있었다.
또 뱀, 개구리, 악어 등 현지 음식을 먹어야 하고 옷차림이나 잠자리도 현지인과 똑같이 해야 한다. 출연자에 대한 사전 교육과 풍토병 예방 조치가 부족해 사고가 발생한 문제점도 노출됐다. 지난해 라오스 현지를 방문했다 말라리아에 감염된 탤런트 김성찬은 귀국 후 안타깝게도 숨졌다. 이밖에도 제작중 크고 작은 아슬아슬한 사고가 발생해 재미를 위해 지나치다는 비판도 있다.
그동안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은 400여명. 탤런트 조형기 서윤재 등이 3회 출연으로 최다 기록. 방문한 나라도 90여개 국에 이른다.
■ 진귀한 체험들
연극배우 장두이가 맨발로 히말라야를 따라 200㎞를 걷는 힌두교 승려체험, 탤런트 구자미가 엎드려서 4㎞를 기어가는 오체투지 체험 등은 종교적 고행의 어려움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또 탤런트 이원용이 미얀마에서 쥐를 사냥해 식량으로 이용하는 생활, 청학동 서당훈장 김봉곤이 태국에서 벌인 악어쇼 공연등은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이밖에 탤런트 박세준의 할리우드 스턴트 학교 체험과 탤런트 노현희의 러시아 모스크바 서커스단 아크로바트 공연은 기술을 배우기 위해 얼마나 땀을 흘려야 하는지를 보여줬다.
■ 어떻게 제작하나
이 프로그램은 오태수 부장 등 6명의 KBS PD와 20여개 외부 프로덕션사가 제작한다. 우선 인터넷이나 잡지, 신문, 여행사 등에서 구한 자료를 기초로 장소를 선정한다. 그리고 현지 여행 코디네이터에게 연락해 프로그램 제작 계획을 짠다. 하지만 워낙 오지가 많아 코디네이터가 없는 데가 많다. 회당 2편을 방송하는데 편당 제작기간은 남미나 아프리카의 경우 10~15일, 동남아 미국 등지는 7~10일 걸린다. 현지인들에게 선물을 주거나 마을발전기금 등 일정 사례를 한다고 한다.
「도전…」은 아나운서 김병찬과 임성민이 진행하고 고정 패널로 고려대 서반어과 민용태 교수가 출연, 문화에 대한 설명을 덧붙인다.
16일 방영할 200회 특집은 험하기로 유명한 페루 콜카케년 계곡 래프팅. 영화배우 박은숙과 함께 제작진으로는 처음으로 은희각 PD가 직접 참여한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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