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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작지만 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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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작지만 강하게'

입력
2000.0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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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숱한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청와대 법무비서관의 위상 문제가 12일 민정수석실에 통합되는 것으로 매듭됐다. 신임 민정수석에는 신광옥 대검중수부장이 기용되고 김성재 민정수석은 출마하는 김한길 정책기획수석의 후임으로 자리 이동을 했다.이같은 청와대 직제개편과 수석 인선에서 「작지만 강한 청와대」의 논리가 두드러진다. 아울러 출마설이 나온 일부 수석이 유임된 데서 국정의 안정성을 중시하는 김대중 대통령의 의중이 드러나고 있다.

「작지만 강한 청와대」는 비서실의 외형을 팽창시키지는 않지만 청와대의 사정과 공직기강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실제 직제개편에도 불구하고 수석 8명, 비서관 89명이라는 숫자에는 변화가 없었다. 이는 현 정부 출범초 표방한 「작은 청와대」라는 원칙을 산술적 차원에서는 지키되 여권 내부에서 끊임없이 제기된 「유약한 청와대」라는 비판을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정기능을 통합한 민정수석의 출현은 여권 핵심부가 권력과 사정의 본질을 새롭게 인식했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정부 출범초만해도 여권 핵심부는 청와대 사정을 권한 남용, 야당 사찰 등의 역기능 측면에서만 보았다.

그러나 옷로비의혹 사건으로 법무장관과 청와대 법무비서관이 구속되고, 또 국정원장 등 이른바 권력기관장들의 실책·실언이 잇따르면서 『권력 내부의 이완을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급 법무비서관이 차관급만 40여명에 달하는 검찰 국정원 감사원을 제대로 상대하기가 벅차다는 현실론도 제기됐다. 그리고 청와대 사정이 권력기관장, 여권 실세들을 경계시켜 공직사회 전체의 기강을 확립하는 기능을 한다는 인식이 새롭게 생기면서 청와대 사정책임자의 위상 강화가 모색된 것이다.

하지만 현직 중수부장의 민정수석 임명이 청와대가 검찰에 영향력을 주려는 의도로 비쳐지는 측면도 있다. 청와대도 이를 잘 알고 있지만 그에 따른 비판보다는 사정기능을 강화해야 할 현실적 필요성이 더 크다고 본 것이다.

이영성기자

leey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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