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맛·눈맛·입맛 깜짝 겨울호수 가족나들이붕어낚시의 묘미로 「삼미」를 이야기한다. 시원하게 올라오는 찌를 바라보는 눈맛, 품위 있게 대를 당기며 붕어를 끌어내는 손맛, 정갈하게 손질해 찜이나 매운탕을 해 먹는 입맛이다. 겨울의 진객 빙어와 어울리는 빙어(氷魚)낚시에도 삼미가 있다.
손 끝을 간지럽히듯 가녀린 입질을 감지하는 손맛, 「겨울 호수의 요정」이라 불릴 정도로 아름다운 빙어를 감상하는 눈맛, 즉석에서 회나 튀김을 만들어 먹는 입맛이다. 가족과 함께 그 삼미를 찾아 떠나는 얼음 위의 축제가 시작된다.
빙어낚시의 채비는 작은 바늘 5-6개를 가지채비로 단 것이 흔히 쓰인다. 1-1.5호 원줄에 0.6호-0.8호의 가지줄 5-6개를 잇고, 찌톱이 중간정도 수면 위에 나오도록 봉돌을 맞추면 된다.
초보자가 만들기에는 까다롭고 직접 만들면서 시간을 낭비할 필요도 없다. 빙어낚시터 인근의 낚시점에서 2,000-1만원 정도면 바늘, 봉돌, 찌가 결합된 세트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 얼음에 구멍을 뚫을 끌, 추위를 완벽하게 대비할 수 있는 옷과 신발을 준비해야 한다.
미끼는 동물성이 주를 이룬다. 먹성이 좋고 입이 작기 때문에 지렁이를 토막내 바늘에 달기도 하지만 얼음판 위에서는 번거로운 작업이다.
흔히 구더기를 쓰는데 빠져나가지만 못할 정도로 바늘을 구더기의 꼬리부분(두꺼운 곳)에 살짝 걸쳐야 물속에서 왕성하게 빙어를 유혹한다. 떡밥이나 원자탄등 집어용 밑밥을 얼음구멍 속으로 조금씩 뿌려주는 것도 효과가 있다.
포인트 선정의 기준은 「구관이 명관」. 지난해 어느 곳에서 풍어가 들었는지를 낚시점이나 주민에게 묻는 것이 가장 좋다. 지름 15cm 정도의 얼음구멍을 뚫고 채비를 내렸다가 30분 정도가 지나도 소식이 없으면 미련없이 자리를 옮긴다. 빙어는 유영층이 있기 때문에 줄의 길이를 조정해 그 유영층을 찾는 것도 중요하다.
빙어는 입이 약하기 때문에 강한 챔질은 금물. 손가락으로 살짝 올려주는 정도의 챔질이면 충분하다. 한마리가 바늘에 걸렸더라도 잠시 기다리면서 다른 바늘의 입질까지 기대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빙어는 떼로 활동하기 때문에 한꺼번에 3-4마리를 올릴 수 있다.
빙어는 차디찬 얼음 밑을 떼지어 다니는 5-18cm의 흔한 물고기. 냉수성 어류로 여름과 가을에는 수온이 낮은 호수의 바닥에 머물다가 겨울이 되면 얼음 밑까지 올라와 봄 산란기를 준비하며 먹이활동을 한다. 1년생이 대부분이지만 간혹 2, 3년생도 발견된다.
공어, 동어, 벵어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오이맛이 나기 때문이 과어(瓜魚)라는 이름도 갖고 있다.
원래 한반도의 일부 하천에만 살았는데 빙어를 좋아하는 일본사람들이 1920년대 함경도 용흥강에서 채란한 빙어의 알을 수원 서호, 제천 의림지등에 이식방류하면서 전국적으로 퍼지게 된 것으로 전해진다.
빙어는 미식가의 입맛을 유혹하는 것은 물론 훌륭한 겨울 관광상품이기 때문에 더욱 급속하게 전국의 내수면에 퍼질 것으로 전망된다.
권오현기자
koh@hk.co.kr
■[빙어낚시 명소] 얼음 두껍고 물맑은 곳 좋아
강원 춘천시를 중심으로 한 춘천·의암·소양·파로호등 얼음이 두껍게 얼고 물이 비교적 맑은 4대호가 빙어낚시의 명소로 꼽힌다.
서울꾼들이 즐겨 찾는 곳은 쉽게 갈 수 있는 춘천호. 붕어낚시터로 유명한 중류권의 신포리, 하류권의 지암리등이 빙어의 산지로 꼽힌다. 하류 고탄리 일대는 아직 빙질이 고르지 않지만 이번 주말이면 얼음을 탈 수 있을 것으로 현지꾼들은 전망하고 있다.
화천의 파로호는 낚시와 함께 광활한 호수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곳. 올겨울에는 수량이 많아 현재 물가 골자리만이 결빙됐다. 화천에서 진입하는 도송리, 조목동, 방천리 일대, 소양호로 돌아들어가는 월명리 부근이 빙어낚시터로 인기가 높은 곳이다.
소양호는 중류 아래쪽으로는 얼음이 얼지 않는다. 그래서 소양호의 빙어낚시는 군축교 부근등 일부 골자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물낚시로 이루어진다. 한겨울에 대를 휘두르며 빙어를 낚아올리는 재미도 독특하다. 레저업체인 우주레저(02-599-5887)는 23, 30일 소양호 군축교 인근으로 빙어낚시를 떠난다.
강화도의 분오리지는 대표적인 붕어낚시터이자 빙어낚시터이기도 하다. 얼음구멍을 두 종류로 뚫어 한쪽으로는 붕어낚시를 하면서 한쪽으로는 빙어를 잡아올려 안주거리를 장만할 수 있다. 흠이 있다면 붐빈다는 것. 주말보다는 주중에 찾는 것이 좋다.
충청권에서는 전형적인 계곡형 저수지이면서 여름 붕어터로 인기가 높은 맹동지(일명 통동지·음성군), 좋은 시설이 있어 가족출조에 알맞은 사정지(음성군)등이 겨울풍광과 빙어낚시를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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