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초등학교 5,6학년 어린이 100명중 15명이 허리가 심하게 휘는 척추측만증 증세를 갖고 있다는 조사결과가 10일 언론에 크게 보도됐다. 1년전 같은 조사에 비해 50%이상 증가한 수치다. 실제로 겨울방학을 맞아 정형외과에는 측만증으로 찾아오는 어린이들이 크게 늘고 있다.척추가 휘는 원인은 다양하며,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경우도 많다. 전체 측만증의 85% 이상은 여러 가지 검사를 해도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 이런 측만증은 평소 건강하게 지내는 10대 초반 사춘기 전후의 여학생에게 많다. 대개 한 쪽 어깨나 등, 허리 등이 다른 쪽보다 튀어나와 보이는 것말고는 통증이나 별 다른 증상이 없는 게 특징.
서울중앙병원 정형외과 이춘성교수는 『척추측만증의 원인을 무거운 책가방과 낡은 책걸상 탓으로 돌리는 것은 잘못』이라며 『의자나 책상의 구조 이상으로 허리가 아플 수는 있지만 척추가 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진단은 간단한 진찰과 X레이 검사로 가능하다. X레이 촬영결과 척추가 좌·우로 10도 이상 휘었으면 측만증으로 진단한다. 이런 경우는 전인구의 1~2%.
대개 휜 각도가 40도 이상이거나 지금은 괜찮지만 앞으로 많이 휠 가능성이 있는 환자가 치료 대상이다. 일반적으로 각도가 20도 미만인 환자는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고 진행 여부를 주기적으로 관찰만 한다.
각도가 20~40도인 환자는 성장상태를 고려해 치료방법을 결정한다. 성장이 끝나지 않은 환자는 각도가 더 커질 가능성이 있으므로 보조기를 착용하고, 성장이 끝난 환자는 관찰만 하는 게 원칙이다. 어린 나이(10~13세)에 각도가 40도 이상이면 수술로 교정한다. 수술이 까다롭고 신경합병증도 생길 수 있어 50~60도 이상을 수술기준으로 삼기도 한다.
척추측만증은 디스크 등 척추질환을 치료하는 정형외과 의사들이 주로 다룬다. 청소년에게 많이 생기는 만큼 선진국에선 소아정형외과 전문의가 따로 보지만, 국내에는 아직 세분화가 안돼 있는 실정이다.
상계백병원 정형외과 석세일교수는 국내 척추측만증 치료분야의 개척자. 현재 척추전문의만 10여명이 있는 척추센터를 담당하고 있다. 방학만 되면 전국에서 청소년 환자들이 몰려든다는 게 석교수의 설명. 그는 『척추측만증은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가 정확한 진단하에 치료해야 한다』며 『보조기는 더 이상 휘지 않도록 방지하는 효과만 있는데도 마치 교정이 가능한 것처럼 잘못 알려져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이춘기교수와 서울중앙병원 이춘성교수는 형제 의사로 유명하다. 서울대의대 정형외과 선·후배 사이인 두 사람은 모두 척추질환을 전공으로 택해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다.
현재 클리닉 형태로 운영되는 곳은 고대구로병원이 유일하다.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1년간 척추측만증을 공부하고 돌아온 서승우교수가 지난 해 3월 척추측만증 클리닉을 열었다. 그는 정부의 예산지원으로 초·중등생 7만명을 대상으로 무료검진 활동을 벌이는 한편 운동치료 교실도 열고 있다. 그는 『척추측만증은 성장이 끝나는 15~6세가 넘으면 대부분 진행을 멈추는 만큼 휜 각도가 20~30도 미만이면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고재학기자
척추측만증 클리닉
병 원 전문의 전화(02)
고대구로병원 서승우 818-6051
상계백병원 석세일 950-1284
서울대병원 이춘기 760-2311
서울중앙병원 이춘성 2224-3511
순천향대병원 신병준 709-9114
신촌세브란스병원 이환모 361-6240
한양대병원 조재림 2290-8473
추천인:석세일 상계백병원 척추센터소장, 김영수 영동세브란스병원 척추센터소장
서울중앙병원 이춘성교수가 척추측만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흥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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