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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에 생명이 노래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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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에 생명이 노래하게 하라"

입력
2000.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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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가 되살아난다. 바닷가 갯벌과 늪은 그 효용가치를 무시한 채 흙으로 메워 농작물을 심거나 아파트를 지어왔던 것이 우리의 환경현실이다. 그러나 정부가 「습지를 보존하지 않고는 뉴밀레니엄에서 환경은 없다」는 점을 뒤늦게 인식하고 습지살리기에 본격 나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습지의 기능과 역할은 무궁하다. 홍수를 막고 기후를 적정하게 유지하게 할뿐 아니라 어류와 야생동물의 서식지역할도 해내고 오염물질을 여과해내는 능력도 탁월하다. 생태계의 보물인 셈이다.

땅 사들여서라도 습지보전 이처럼 생태계보존의 「필수품」인 주요습지는 국내에 100여곳. 환경부는 우선 올해부터 5년간 10억여원의 예산을 들여 국내 습지실태에 대한 정밀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습지현황을 조사한 뒤 옥석(玉石)을 가려 생태학적 가치가 높은 지역은 습지보전지역으로 지정, 특별관리하고 나머지 지역도 환경단체 등을 통해 보존해 나갈 계획이다.

환경부 임종현(林鍾賢)자연생태과장은 『습지만 제대로 보존해도 환경의 미래는 밝다』며 『조사결과에 따라 효용성과 가치 높은 지역은 토지를 적극 사들여 정부가 직접관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토지매입을 통한 습지관리는 이미 경남 창녕군 우포늪과 울산 울주군 무제치늪에서 시범실시되고 있다. 환경부는 생태계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우포늪 지역 주민들의 토지이용제한을 해소하기 위해 98~99년 17억5,000만원을 들여 6만9,000평을 사들인 데 이어 올해와 내년에도 토지매입에 22억5,000만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올부터 내년까지 3억6,000만원을 들여 무제치늪 일대 토지 5만6,000평을 매입키로 했다.

습지복원작업도 본격화 망가진 습지를 복원하는 작업도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강원 인제군 대암산 용늪(해발 1,200m, 32만1,000평)은 국내 가장 높은 지역 습지로 생태학적가치가 높다. 또 우포늪과 함께 습지보전을 위한 국제조약인 「람사(Ramsar)협약」에 의해 지정된 곳. 그러나 수분부족과 토사유입 등으로 훼손돼 환경단체 등의 복원요구가 높았다.

환경부는 이에따라 이달부터 11월까지 4억원을 들여 습지식물을 옮겨심고 산사태방지시설을 설치하는 등 용늪의 원래모습을 되찾아주기로 방침을 정했다.

환경부는 용늪 일대에는 끈끈이주걱, 개불알꽃, 가는동자꽃 등 휘귀식물이 산재하고 경관이 뛰어나 복원후에는 환경학습장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용늪은 습지복원작업의 시작에 불과하다. 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국내 습지들은 상당수가 생태학적 기초체질을 상실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 역시 이점에 동의하고, 습지현황조사결과를 토대로 복원작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습지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한 정부의 일거수 일투족에 환경단체와 시민들의 매서운 눈길이 쏠리고 있다.

김동영기자

dy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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