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 뮤지컬의 대명사 「캐츠」가 창단 20년의 뮤지컬 전문극단 뮤지컬 컴퍼니 대중(대표 조민)을 만나, 한국 뮤지컬의 신기원을 예고한다.대형 타이어를 타고 승천하는 장면, 대형 범선 장면 등 별난 스펙터클뿐만 아니다. 27가지의 별의별 고양이들의 캐릭터를 배우가 하나씩 제각기 연기하는 것만으로도 무대가 꽉찬다.
도시의 쓰레기장에서 펼쳐지는 고양이들의 무도회가 전체 배경. 망나니 고양이, 자상한 고양이, 우편열차 담당 고양이 등 고양이의 행태로 온갖 인간들이 풍자된다.
특히 지름 3㎙짜리 타이어를 타고 두 마리의 선택된 고양이가 10㎙ 상승하다 갈라진 천장 사이로 사라지는 장면, 무대 뒷면이 앞으로 넘어지면서 해적선으로 바뀌는 모습 등은 국내 무대 기술의 현주소를 입증할 것으로 보인다. 모두 8억 5,000만원의 제작비 중 무대 장치에 2억, 정교한 고양이 분장과 의상에 6억 5,000만원이 소요됐다고 극단측은 밝혔다.
주인공인 유흥가 출신의 늙은 고양이 그리자벨리 역의 최주희에 대한 관심이 단연 높다. 줄리어드를 나와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토니상 후보에 올랐다. 이번에 그녀가 부를 「Memory」는 뮤지컬의 꽃. 98년 11월 조역 배우 오디션에서부터 관심이 모아졌다. 당시 5명을 뽑는 시험의 응모자수가 200여명. 이들은 그러나 하찮은 조역이라 할지라도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자신이 맡은 고양이를 흉내낸다.
국내 최초로 뮤지컬 「캐츠」가 공연됐던 것은 90년. 낯선 공연이었던 데다 무대장치마저 미숙해, 언론의 호기심에 값하지 못했다. 뮤지컬컴퍼니 대중은 80년 창단, 「넌센스 1, 2」 「코러스 라인」 「아가씨와 건달들」 등이 대표작. 15~2월 23일 호암아트홀. 화~목 오후 7시30분, 금~일 오후 3시30분 6시 30분. (02)766_8551
이 작품은 브로드웨이의 윈터 가든 시어터에서 81년 초연된 이래 브로드웨이에서만 지금까지 7,000여회 공연, 본토에서는 여타 뮤지컬을 압도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장병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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