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1,800만원 받았는데 2,000만원 물어내라니...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1,800만원 받았는데 2,000만원 물어내라니...

입력
2000.01.12 00:00
0 0

정부당국이 시화지구와 새만금지구 등에 간척사업을 벌이면서 주민들에게 어업권보상금을 잘못 책정, 지급했다가 이후 소송을 제기해 「상당부분을 반환하라」는 확정판결을 강제집행하고 있어 주민과 마찰을 빚고 있다. 상당수 주민들은 소송비용과 이자를 합할 경우 당초 받았던 보상금보다 더 많은 돈을 되돌려주어야 할 상황이다. 뿐만아니라 현재 시화지구에서만 11개 마을 35건의 유사 소송이 고등법원과 대법원에 계류, 2,000여명의 주민이 비슷한 처지에 놓일 상황이어서 연일 시위를 벌이는 등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11일 경기 안산시 대부지역 어민대책위원회(위원장 노영호·44·안산시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안산시 대부동 영전어촌계가 수자원공사로부터 지급받은 어업권보상금 17억여원 중 11억여원을 반환하라는 서울고법의 확정판결(대법원 파기환송심)이 내려졌다. 판결문은 『일부 주민들의 소득과 20세미만 또는 60세이상의 부양가족에 대한 생계대책비가 과다하게 산정됐으므로 이를 반환하라』는 내용이 골자다.

수자원공사는 법원판결에 따라 영전어촌계 64가구에 대해 이자를 포함, 가구당 1,990여만원씩을 20일내에 반환하라고 통보하고, 반환하지 않은 62가구에 대해서는 지난해 12월 재산을 가압류했다. 수자원공사는 또 지난해 9월에는 가지급 보상금 18억원중 9억원을 반환하라는 확정판결이 내려진 대부동 남4리어촌계 90가구 어민들의 재산에 대해서도 가압류조치했다.

어민대책위 노위원장은 『정부가 간척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민 반발을 잠재우기 위해 일단 많은 보상금을 주었다가 반발이 적어질 때를 기다렸다가 소송을 통해 다시 빼앗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영전어촌계 주민들은 『64가구가 반환해야 할 가구당 1,990여만원은 96년 받은 보상금(기구당 1,800여만원)과 소송에 동원한 변호사 비용(5억원)보다 많은 액수』라며 반환할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대해 한국수자원공사는 『확정판결에 따라 2회에 걸쳐 어민들에게 보상금반환을 요청했으나 이를 거부해 해당 어민들의 재산에 경매 및 가압류를 신청했다』며 『판결일 이후 이자를 연 25%에서 5%로 감면하고, 전액 납부자에 대해 이자를 면제하는 안을 어민들에게 제시했다』고 말했다.

새만금간척지구의 경우 전북 군산, 김제, 부안 지역 56가구도 2억4,600만원의 보상금 반환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전북도 새만금간척사업소는 98년 9월25일 감사원이 「허위로 어업보상을 신청한 주민 등 56가구에 대해 이미 지급한 2억원을 회수하라」는 공문을 보냄에 따라 보상금 회수를 위해 이들에 대한 재산실태를 파악중이며 현재 3,000여만원을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전북도 관계자는 『주민들이 반환해야 한다는 점은 대체로 인정하고 있으나 대부분이 현재 돈이 없으니 시간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법적절차를 밟아 가압류 등의 조치를 통해 모두 환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보상금을 반환 통보를 받은 임모씨는 『95년 당시 신청만 하면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해 보상금을 요청했었다』며 『기준을 명확히 하지 않고 돈을 지급하고서는 5년이 지난 뒤 이자까지 포함해 반환하라고 하니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한편 전국 간척지구 어촌계장들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이같은 당국의 처사에 반발하는 집회를 가진데 이어 12일 시화방조제에 모여 방조제를 허무는 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송두영기자 dysong@hk.co.kr

전주=최수학기자sh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