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붐이 소프트웨어(SW) 판매 방식에도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이른바 「ASP」(Application Service Provider) 사업의 등장이 그 것. ASP사업이란 SW를 패키지로 판매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인터넷을 통해 일정액의 임대료를 받고 빌려쓰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사용자는 값비싼 SW도 통신이용료와 SW 임대료만 내고 빌려쓸 수 있을뿐 아니라, 어디서든 인터넷에만 접속하면 업무를 볼 수 있어 편리하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전사적자원관리(ERP) 프로그램 등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씩 하는 기업용 SW 구입비는 물론, 이를 운용하기 위한 전산망 구축과 유지·관리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다. SW 업체도 광고비 등 막대한 유통비 부담을 덜고 고정 고객을 확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여러 장점을 기반으로 ASP사업은 인터넷 비즈니스 가운데 가장 유망한 분야로 꼽힌다. 시장조사기관 데이터퀘스트는 지난해 27억달러였던 전세계 ASP 시장이 2003년에는 227억달러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 개인 대상 ASP사업의 선두주자는 한글과컴퓨터. 한컴은 지난해 10월 워드프로세서 프리젠테이션 등 각종 오피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넷피스」(www.neffice.com)를 개설, 3개월여만에 4만여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현재 무료 서비스중으로, 내달중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을 거쳐 유료로 전환하고 장기적으로는 기업 대상 서비스로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엔드리스레인과 지식발전소는 온라인 일정관리 프로그램(PIMS) 서비스 「웹핌즈」(www.diarykit.com), 「마이쉘」(www.myshell.com)을 각각 운영중이다.
피코소프트는 지난달 초 데이콤과 제휴, 국내 최초의 기업용 SW 임대 서비스 「인트라넷21」(www.intranet21.com)을 개설했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오피스 프로그램 「명인오피스2000」과 전자상거래, 원격교육, 뉴스 서비스 등을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한다. 현재 500여개 기업이 회원으로 가입해있다.
국내 그룹웨어 시장의 50%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핸디소프트도 커뮤니티 포털사이트 「아하프리」(www.ahafree.com)을 통해 기업과 사회단체, 동창회 등을 대상으로 자사의 그룹웨어 무료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시스템통합(SI) 업체들도 ASP시장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SDS는 지난해 10월 조직개편때 아웃소싱 사업팀아래 「ASP 추진팀」을 구성, ASP를 전략사업으로 육성키로 했다. 현재 계열사와 삼성그룹에서 분사한 벤처기업들을 대상으로 시범서비스중으로, 이달중 본격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최근 사업 타당성 분석을 끝낸 LG_EDS도 곧 중견기업 대상 ASP 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통신 아이네트 드림라인 등도 기업의 서버를 유치하거나 임대해 관리해주는 「데이터센터」를 통해 ASP 사업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밖에 SAP코리아, 한국오라클, 한국HP,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등 외국계 업체들도 ASP 시장 진출을 위한 국내 업체 제휴 파트너 물색에 한창이다.
한컴의 정승희 넷피스팀장은 『초고속 인터넷 보급 확산으로 국내에서도 ASP사업이 활성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면서 『이제 막 도입단계에 들어섰지만 내년에는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희정기자
ja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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