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0일 16대 총선 공천희망자 1차접수를 마감한 결과 비공개 신청자 31명을 포함해 총 476명이 접수, 1.8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한나라당이 당초 예상한 4대1 정도에 비해 크게 낮은 것이다.한나라당측은 그러나 『선거구 획정때까지 신청서를 계속 접수키로 한데다, 현역의원과 원외지구당위원장 상당수도 아직 공천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여서 경쟁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6일부터 시작, 이날 마감한 공천신청 접수결과 「동고서저(東高西低)」 현상이 두드러졌다. 부산, 대구, 경남·북 등 한나라당의 전통적인 「텃밭」에는 출마희망자들이 대거 몰려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으며, 특히 울산 남을에는 전국 최다인원인 10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반면 33개 지역구가 있는 전남·북에는 불과 15명만이 신청서를 냈고, 6개 지역구가 있는 광주에는 단 한명의 신청자도 없었다.
지역별 공개신청자는 서울 102명(지역구수 47) 부산 42명(21) 대구 29명(13) 인천 16명(11) 대전 14명(7) 울산 16명(5) 경기 83명(38) 강원 15명(13) 충북 11명(8) 충남 18명(13) 전북 7명(14) 전남 8명(17) 경북 40명(19) 경남 40명(18) 제주 4명(3) 등으로 집계됐다.
○…이회창(李會昌)총재는 오후 4시께 서울 송파갑에 공천신청서를 냈다. 이총재 주변에서는 형식절차에 불과한 서류접수를 굳이 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이었으나, 이총재가 『절차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며 보좌관을 통해 정식으로 서류를 내도록 했다는 후문.
정창화(鄭昌和)정책위의장, 하순봉(河舜鳳)총장, 이부영(李富榮)총무 등 당3역도 서류를 냈다. 또 최근 뇌출혈로 병원에 입원, 불출마설이 나돌았던 권익현(權翊鉉)부총재 역시 예상을 뒤엎고 출사표를 던졌다.
그러나 조순(趙淳)명예총재는 신청서를 내지 않았는데 당 일각에서는 이를 「전국구 요구」로 보고있다. 조명예총재는 11일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부산 해운대·기장갑으로의 복귀, 또는 연제로의 이동설 등이 분분했던 이기택(李基澤)고문은 선거구 조정문제가 마무리된 뒤 입장을 정리할 방침이다.
○…서울에서 한나라당 우세지역으로 꼽히는 강남갑과 서초갑에서는 「별들의 전쟁」이라 할만큼 쟁쟁한 후보들이 몰렸다.
최병렬(崔秉烈)부총재가 출사표를 던진 강남갑에는 전국구 김홍신(金洪信)·김철(金哲)의원과 장수완(張壽完)당기위부위원장이 도전장을 내 「대혈투」를 예고했다. 서초갑에도 전국구 김찬진(金贊鎭)의원이 공천을 신청, 박원홍(朴源弘)의원과 「현역대결」을 벌이게 됐다.
○…「강남벨트」에 이어 한나라당이 수도권 승부처로 지목하고 있는 신도시들도 치열한 공천 경합을 예고했다.
오세응(吳世應)의원이 6선을 노리고 있는 성남 분당에는 고흥길(高興吉)총재특보와 이용곤 전의원, 이광은 한국외국어대교수, 이영해 한양대교수 등 무려 9명이 신청서를 낸데다, 이날 김본수(金本洙)본병원장도 비공개로 도전장을 던진 것으로 알려져 본 게임 이상의 뜨거운 전초전이 예상된다.
고양 일산에도 전국구 안재홍(安在烘) 조웅규(曺雄奎) 오양순(吳陽順)의원과 신동준(申東俊)전조선일보기자 등 8명이 뛰어들었고, 이총재 직계인 김석우(金錫友)전통일원차관도 비공개 신청서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총재 측근들도 대거 나섰다. 유경현(柳瓊賢)총재특보는 전국구 김영선(金映宣)의원과 조명예총재의 직계인 김동수(金東洙)현위원장 등과 양천갑에서 3파전을 벌인다. 용산에서도 진영(陳永)변호사가 공천서를 내 4선인 서정화(徐廷和)의원과의 교통정리가 관심인데 서의원은 부인의 건강 등을 고려, 전국구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경남에는 예상대로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 측근들이 잇따라 공천을 신청했다. 핵심 「YS맨」인 박종웅(朴鍾雄)의원과 김광일(金光一)전청와대 비서실장이 일찌감치 사하을, 해운대·기장갑에 각각 신청서를 냈다. 또 문정수(文正秀)전부산시장은 연제, 황병태(黃秉泰)전의원은 경북 문경·예천, 김우석(金佑錫)전내무장관은 경남 진해를 각각 택했다. 특히 부산 사하갑은 YS가 밀고있는 최광(崔洸)전보건복지장관, 이기택고문 계보인 이정남(李正男)지구당위원장, 당인권위부위원장 엄호성(嚴虎聲)변호사, 곽정출(郭正出)전의원이 맞부딪쳐 치열한 공천다툼이 벌어지게 됐다.
○…당대변인단도 대부분 공천을 희망했다. 이사철(李思哲)대변인이 재선에 도전하는데 이어 장광근(張光根)부대변인이 서울 동대문갑에, 구범회(具凡會)부대변인이 용인에 공천신청을 했다. 김부겸(金富謙) 심재철(沈在哲) 정진섭(鄭鎭燮) 김용수(金龍洙) 정태영(鄭泰英)부대변인은 각각 경기 군포, 안양 동안갑, 동안을, 고양 일산, 서울 노원갑 등에 도전장을 냈다.
박천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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