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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미아리, 거짓말, 원조교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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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미아리, 거짓말, 원조교제

입력
2000.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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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사에 따르면 프로이트는 1000년대의 두번째 중요한 학자로 평가된다. 그는 성(性)과 관련된 무의식 가설로 인간심리의 비밀을 알게 해주었다. 우리 사회가 고민하는 많은 문제들은 그 이론의 정당성과 위력을 입증해주는 듯하다. 「미아리 텍사스 촌」에서는 신임 여성 경찰서장이 무용담을 펼치고 있고, 시민단체들은 영화 「거짓말」의 상영을 저지하기 위해 검찰에 고발했다. 또 「원조교제」한 남성들의 이름 공개에 대한 찬반논의가 뜨겁다.■인간은 한낱 성의 노예에 불과하고, 영원히 싸워야 할 대상은 이성(異性)이라고 프로이트 이론은 주장한다. 하지만 그 성적 욕망은 의식의 표면 위로 모습 드러내기를 한사코 거부한다. 우리 사회도 성관련 사건에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도 그것을 선뜻 공론화할 생각은 없는 듯하다. 이 사건들의 본질은 프로이트를 들먹이기에도 저급한 차원이다. 김강자 종암경찰서장이 단속하겠다고 벼르는 것은 성년자의 매춘이 아니라, 미성년자의 매매춘이다.

■창녀는 가장 오래 된 직업이라고 하고 나라에 따라 공창과 사창제도를 인정하는 경우가 각양각색이었던 만큼, 김서장은 성년자의 매춘에까지 칼을 휘두를 의사는 없는 것같다. 미성년자 매춘이 가장 가증스러운 것은 야비하기 때문이다. 인생을 멋있게 살아보고 싶은 욕구는 들끓지만 사리판단에서 어리고 경제적으로 무력한 것이 10대들이다. 「영계」라는 파렴치한 말을 붙여가며, 이 무력한 10대를 정신적·육체적으로 착취하는 것이 미성년자 매춘이다.

■경제대국 일본이 도덕적으로 타락하면서 시작된 10대 대상의 「원조교제」가 그대로 수입된 것이 몇년 전인데, 이제 개탄스럴 정도로 번져가고 있다. 여고생과 중년 남자의 섹스 탐닉을 다룬 영화 「거짓말」은 상영 전 몇차례 수정을 했다고 한다. 그 감독과 영화의 원본 「내게 거짓말을 해봐」의 작가는 모두 1980년대 이후에 주목받은 인물이었다. 참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회진화를 위한 진통인가, 퇴행을 향한 의식분열인가. /박래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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