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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민주당조직책 '밀실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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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민주당조직책 '밀실 선정'

입력
2000.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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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신당인 민주당(가칭)의 조직책 선정작업에서 「새로움」이 사라지고 있다. 민주당은 6일 2차 조직책 공모를 마감한 뒤 바로 다음 날인 7일 17명의 조직책을 추가 발표했다. 아무리 조직책 공모가 형식에 그칠 뿐이라고는 하지만 하룻밤 사이에 객관적인 공천심사가 이뤄졌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민주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이번 총선은 국운이 걸린 선거인 만큼 당선 가능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다보니 그렇게 됐다』고 피해간다. 그러나 이 또한 자승자박이다.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인사를 미리 내정해 놓고 조직책 공모를 했다는 말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민주당 주변에는 또 『누구 누구는 조직책 공모 과정에서 1차 희망 지역구 외에 2·3차 지망까지 받아줬다고 하더라』는 얘기가 퍼져 있다. 민주당은 이 대목에서도 『당선 가능성이 높은 인사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강변한다.

이쯤되면 민주당은 당선 가능성이라는 「지상목표」를 위해 공천과정의 투명성 및 합리성, 공평한 기회보장 등 민주적 원칙들을 이미 포기했다는 얘기가 된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도 조직책 공모를 마감하면 신청자들의 명단을 일괄 발표하는 것이 관례였는데 민주당도 그렇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요구도 있다.

그러나 「비공개 조건부 신청」을 인정해 줄 만큼 민주당에선 「비밀주의」가 지켜지고 있다. 갑·을로 나눠진 지역구의 경우 큰 문제가 없을 경우 두 곳을 함께 임명한다는 원칙도 설득력이 없다. 행정구역이 같다고 해서 공천을 동시에 할 이유는 없다. 교통정리 과정에서 정실이 개입될 소지가 다분하다. 민주당에서 신당다운 모습이 사라진다면 국민들의 기대를 무엇으로 충족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고태성기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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