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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채권시장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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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채권시장 노린다

입력
2000.0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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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만을 사들이던 외국인들이 국내 금리상승으로 점차 채권투자까지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투자은행들은 현재 한국의 채권시장을 유망 투자대상으로 주시하고 있으며 「시장금리 10%대」가 굳어질 경우 이들의 투자는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8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4분기 채권시장에 순유입된 외국인자금은 4억4,000만달러로 98년 연간 순유입액(4억달러)보다도 많았다.

아직 주식투자자금에는 못미치지만 코스닥 순매수액(3억2,000만달러)보다는 많은 규모다. 외국인들은 작년 1·4분기 1억6,000만달러, 2·4분기 1억2,000만달러를 순매도하다 3·4분기 4,000만달러 어치를 순매수한데 이어 4·4분기에는 전분기의 11배에 달하는 채권을 사들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5,039억원까지 줄었던 외국인 채권보유액은 연말 1조1,567억원까지 늘어났다.

외국인들이 이처럼 채권투자를 늘려가는 것은 국내 채권금리가 상승국면을 타고 있는데다 적자재정편성 및 통화량확대로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국채와 통안증권 발행규모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 재경부 관계자는 『국내 채권금리가 10%대에 완전 진입해 국내외 금리차가 벌어질 경우 외국인들은 본격적으로 채권투자를 시작할 것으로 보이며 주식에서도 일부 자금이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식시장과는 달리 채권시장은 94년 개방이래 사실상 외국인들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국제금융계는 최근 주식시장 못지않게 채권시장을 유망투자시장으로 보고 있다. J.P.모건은 이달초 낸 보고서에서 『아시아 국채시장은 3~5년내에 2배 이상 확대될 것이고 이중 대부분은 한국과 중국이 차지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J.P.모건은 또 『채권시장이 미개방된 중국과는 달리 한국은 전면개방되어 있는데다 올해 한국의 신규 국채발행규모는 지난해 158억달러에서 229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라며 한국을 우선적 채권투자시장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비록 아직은 미미한 수준이나 이같은 외국인들의 채권투자확대는 주가 못지않게 금리도 점차 해외자본의 움직임에 좌우되고, 그만큼 위험노출도 커지고 있음을 뜻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외국인들의 채권투자는 주식 만큼이나 단기매매차익을 노리는 경우가 많아 헤지펀드들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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