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간 「짝짓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새해들어 정부가 금융업종간 「벽」을 허물겠다고 약속하면서 「공생」을 위한 업무제휴가 하루에도 5,6건씩 이뤄지고 있다. 고객들은 증권사나 보험사 영업점을 굳이 찾아가지 않아도 집앞에 있는 은행에서 모든 금융상품을 「원스톱」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됐다.장기적으로는 각 금융기관 상품의 장점만을 결합한 새로운 금융상품도 선을 보이게 될 전망이다.
업무제휴 가속화 지난해까지 은행과 보험의 제휴는 「끼워팔기」수준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보험설계사가 직접 은행 창구에 상주하며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것은 물론 은행과 보험상품을 결합한 새로운 복합금융상품도 등장한다.
최근 주택은행-ING생명, 국민은행-동부화재, 조흥은행-흥국생명, 교보생명-국민은행 등이 손을 잡고 공동상품 개발, 점두 세일즈 등을 선언했다.
은행과 증권사간의 제휴도 이어지고 있다. 고객이 은행 창구에서 증권계좌를 개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식매매대금 입출금도 가능하다. 한미은행이 한빛증권과 제휴를 맺고 증권계좌 개설업무를 취급하고 있으며 신한은행-신한증권, 제일은행-일은증권, 평화은행-한화증권, 조흥은행-조흥증권-세종증권, 한빛은행-한빛증권 등도 제휴 대열에 잇따라 합류했다.
■은행창구에서 모든 금융거래를
금융기관 짝짓기는 은행을 중심축으로 보험-증권-투신-카드-금고 등이 결합하는 형태. 결국 고객들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은 은행창구에서 모든 금융거래가 가능해졌다는 점이다.
주식거래 계좌개설, 증권거래자금 이체, 보험 가입, 보험료 자동이체 , 보험금 및 보험대출금 수수, 수익증권 및 뮤추얼펀드 가입 등의 금융거래를 모두 은행 창구에서 할 수 있다. 또 보험사나 증권사 창구 등에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현금인출기(CD) 등이 설치돼 간단한 은행업무는 다른 금융기관 창구에서도 할 수 있게 된다.
아직까지는 제휴금융기관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한 은행 창구에서 특정 증권사-보험사 상품만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이 단점. 하지만 앞으로는 제휴 범위가 확산되면서 모든 금융기관 상품을 은행 창구에서 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복합금융상품 쏟아진다
주택은행과 ING는 주택자금 대출자를 대상으로 한 「체감식 정기보험」을 준비중이다. 은행에서 주택자금을 15-20년 만기로 장기 대출받으면 동시에 그 금액만큼 생명보험에 가입해준다. 대출자가 대출자금을 모두 상환하지 못하고 사망해도 주택을 압류하지 않고 보험사가 이를 지급하는 상품이다. 국민은행-교보생명-국민카드는 3개 금융기관의 거래를 모두 보장하는 신개념 신용카드 「교보클럽 국민카드」를 선보일 예정. 보험관련 입출금, 은행통장 입출금 및 신용거래가 모두 가능하다.
A손보사는 이자변동을 보험으로 보상해주는 새로운 상품을 계획하고 있다. 예를 들어 연12%의 금리를 제시한 예금에 가입했는데 금리가 10%로 떨어졌을 때 하락한 2%포인트의 금리를 보험으로 보상해주는 것.
이밖에도 각 금융기관들이 「기발한」 복합금융상품 개발을 이미 완료했거나 준비중이지만 아직까지는 「법」의 장벽이 높은 편. 정부가 금융기관간 핵심업무는 교류할 수 없다고 못박았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현재의 법 테두리 아래에서도 고객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상품이 많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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