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7일 자민련 박태준(朴泰俊)총재의 총리취임 반대를 아예 당론으로 못박고 국회 본회의와 의원총회 등에서 박총재를 직접 겨냥해 집중포화를 퍼붓고 나섰다.이회창(李會昌)총재는 이날 의총에서 『공동여당인 자민련 총재를 역임한 인사가 총리에 취임하는 것은 개인적 자질이 있고 없음을 떠나 여권의 공명선거 의지를 의심하게 하는 처사』라며 「선거중립내각」 구성을 요구했다. 이부영(李富榮)총무도 『부산 해운대·기장을 보선에서 금권선거를 진두지휘한 박총재의 총리취임에 반대하는 것이 우리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새해들어 처음으로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도 속사포 공격이 이어졌다. 김홍신(金洪信)의원은 『임명직 최고 자리인 총리를 안방에서 결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면서 인사청문회 실시를 주장했고 백승홍(白承弘)의원은 박총재가 영남출신인 점을 들어 『총선때 한나라당 텃밭인 영남권을 누비고 다니면서 장밋빛 공약을 남발, 국민을 현혹시키려는 술책』이라고 내질렀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반TJ투쟁」이 인사청문회 개최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 제출 등 「벼량끝 전술」로까지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자칫 퇴로가 없을 수도 있는 극한 투쟁을 벌이기가 쉽지 않기때문. 더구나 6개월 가까이 김종필(金鍾泌)총리의 인준반대 투쟁을 벌였지만 실속은 없고 「발목잡기」라는 비난만 받았던 전례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따라 당지도부에서는 내주초 총리인준안 안건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는 것을 막지는 않되 반대토론 등으로 「의지」만 내비친뒤 표대결에 나서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천호기자 tot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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