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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사, 주식요구에 몸살

입력
2000.0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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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는 벤처기업들이 외부인들의 주식요구에 몸살을 앓고 있다.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요즘 신기술이나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주목을 받는 벤처기업들의 경우 주변의 아는 사람들이나 거래관계자들로부터 액면가에 주식을 달라는 요구에 시달리고 있다. 이중에는 대기업들이 투자제의나 소프트웨어, 서비스개발 등의 용역을 의뢰하면서 은근히 「댓가성」으로 주식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어 벤처기업 사장들을 괴롭히고 있다.

최근 대기업에 다니다가 독립해 인터넷 신기술을 개발, 주목을 받은 벤처기업 A사 사장은 예전 직장 동료나 상사들로부터 투자를 할테니 액면가에 주식을 달라는 제의가 쇄도해 일부러 피해다닐 정도. A사 사장은 『특정인들에게만 액면가에 주식을 팔 수는 없다며 거절하고 있으나 인간관계까지 들먹여가며 요구하는 사람도 있어 요즘은 아예 핸드폰을 꺼놓는다』고 말했다.

인터넷벤처기업인 T사 사장도 『최근 대대적인 인터넷서비스계획을 발표한 대기업 직원으로부터 소프트웨어개발을 의뢰받으면서 주식을 달라는 댓가성 요구를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T사 사장은 『해당기업과 거래를 못하게 되더라도 들어줄 수 없는 일이라서 거절했다』며 『주변의 다른 벤처기업 사장들도 똑같은 요구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신기술을 적용한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주목을 받았던 벤처기업 B사 사장도 대기업 담당자로부터 비슷한 경우를 당했다. B사 사장은 『액면가에 주식을 사게 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며 『해당기업으로부터 투자제의까지 받은 상태여서 시간을 끌자 관련소프트웨어 적용을 발표하는 자리에 초대도 받지 못하고 보도자료에서 개발업체이름이 지워지는 수모를 겪었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들은 『벤처기업들이 어려웠던 1년 전만 하더라도 아는 체 조차 안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주식을 요구하는 등 너무 속보이는 제의를 하고 있다』며 『벤처기업들을 지나친 투기대상으로만 보지 말고 관심을 갖고 꾸준히 지켜봐주는 일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관계자들은 특히 『주식 등으로 리베이트를 요구하는 일은 벤처기업의 앞날을 가로막는 짓』이라며 『국내정보통신산업의 발전을 위해 리베이트는 근절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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