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녀들의 저녁식사」의 임상수(37)감독이 두번째 작품 「눈물」을 100% 디지털 카메라로 찍기로 했다. 두가지 이유에서다. 첫째는 소재 때문이고, 두번째는 새로운 문화에 대한 도전을 위해.「눈물」은 그가 96년 장편 데뷔작으로 준비했던 「나쁜 잠」의 제목을 바꾼것이다. 네명의 가출청소년 이야기다. 신인의 패기로 사회 밑바닥을 「거칠게」 훑는 작업을 하고 싶었다. 당시 14세 소녀가 술시중을 하는 현장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시나리오를 위해 그는 서울 가리봉동에서 신분과 목적을 숨긴채 5개월을 그들과 함께 먹고 자고 했다. 흥행 부담에 장선우 감독의 「나쁜 영화」가 나와 그는 「눈물」을 접어 두었다. 그리고 지금 다시 그것을 펼쳤다. 디지털 영화라는 새로운 제작 방식이 있었고, 문화적 사건을 일으키는 선정주의가 아닌 이야기꾼으로서의 목표가 있기에.
『자본으로부터의 독립』 임상수 감독이 말하는 디지털 영화의 최고의 매력이다. 2월부터 촬영에 들어갈 「눈물」은 3억 5,000만원으로 만든다. 기존 상업영화의 4분의 1 규모다. 기존 영화와 달리 「눈물」은 여러 대의 카메라로 찍는다.
연기자가 카메라를 중심으로 연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연기하도록 하고는 손바닥만한 6㎜ 카메라 2~ 5대가 다양한 앵글로 그것을 담는다. 가장 자연스런 연기를 끌어내는 방식이다. 약간은 거친 듯한 다큐멘터리 터치의 연출을 필요로 하는 이 작품에는 제 격이다. 필요하다면 임감독도 카메라를 들고 찍을 계획. 배우들도 모두 신인이다. 촬영과 컴퓨터 편집이 끝나면 키네코(35㎜ 필름으로 바꾸는 작업) 순서를 거쳐 극장에 상영된다.
『모노가 아닌 멀티적인 마인드와 시각이 필요하다. 새로운 영화문법도 찾아야 한다』는 것이 임감독의 생각. 그러나 「도그마 95」를 선언한 덴마크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셀레브레이션」이나 「백치들」처럼 기존영화의 차별을 위해 일부러 디지털적으로(흔들리고 거친) 찍지는 않겠다고 했다. 형식실험보다는 디지털의 장점을 살려 대중에게 낯설지 않고 상업적으로도 인정을 받는 영화. 『그래야만 나도, 다른 젊은 감독도 디지털 영화를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고 말한다.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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