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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엄한 두왕비 "웃음몰러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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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엄한 두왕비 "웃음몰러 나간다"

입력
2000.0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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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하사극 「용의 눈물」 과 「왕과 비」 에서 왕비의 표독스러운 카리스마를 드러내며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던 최명길(38)과 김성령(33). 뉴 밀레니엄엔 웃기는 환자로 돌변했다. 7일 첫방송하는 MBC주간 코믹홈드라마 「깁스 가족」에서 정형외과 병원에 입원한 환자역을 맡아 시청자 웃기기에 나선 것이다. 6일 MBC시사회장에서 두사람을 만났다.■최명길

베이지색 코트 검정색 스웨터에 옅은 보라색 립스틱이 최명길의 얼굴 선을 한결 부드럽게 보이게 한다. 그러나 선이 뚜렷한 얼굴에선 여전히 「용의 눈물」의 서릿발같은 원경왕후 민씨의 차가움이 떠오른다. 그녀를 휘감고 있는 것은 진한 블루다. 비련, 억새풀, 잡초의 느낌을 주는 우울과 질김이다.

하지만 6일의 시사회장에선 달랐다. 시종 미소를 짓는다. 늘 무거움과 우울함이 깃든 캐릭터에서 오랜만에 해방된 기분이어서라고 했다. 2년만의 브라운관 복귀이다. 골절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한 감정의 기복이 심한 조울증 방송작가 역이 왠지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선입견을 깨고 물 흘러가듯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연기경력 20년의 녹록치 않은 세월을 읽을 수 있다.

탤런트에게 실생활은 연기의 토양이다. 2년이 그냥 공백이 아니다. 김한길 청와대정책기획수석 부인인 그녀는 여자에게 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할수 있는 출산이라는 경험을 했다. 한 생명의 어머니, 그리고 아내라는 자리는 그녀를 우울과 질김에서 벗어나 즐거움과 웃음이라는 감정의 사이클로 옮겨가게 했다. 그래서 이번 코믹 드라마가 그녀의 까다로운 작품 고르기를 통과할 수 있었다. 여기에는 2000년은 밝게 시작하고 싶다는 개인적인 소망까지 곁들여 있다.

얽매이는 연기보다 흘려 보내는 연기를 하겠다는 그녀는 어느 사이 탤런트로서 연기를 객관화시키는 여유까지 생겼다.

부부가 서로의 일에 간섭을 하지않는다는 최명길, 그래도 바쁜 남편이 이번 환자역을 보고 한번쯤 웃었으면 하는 바람을 말하면서 특유의 눈웃음을 짓는다.

■김성령

검정색 코트 베이지색 스웨터에 옅은 분홍색 립스틱. 최명길과 반대다. 그녀의 요즘 처지와 분위기를 그대로 드러낸다. 독기어린 리얼리티 연기를 표출, 연기 인생에 전환점이 된 「왕과 비」의 폐비윤씨, 김성령. 「왕과 비」에서 사약을 받고 비참히 죽어가는 연기(8일 방송분)를 마친 날 곧 바로 「깁스 가족」의 유부남 애인을 여우같이 이용하는 노처녀역에 투입됐다.

양극단의 검정색과 베이지색 의상이 교묘하게 조화를 이루듯 김성령이 하루에 동시 표출한 극단의 분위기가 어설프지는 않다. 그동안 연기 패턴이나 정체성이 없었던 그녀는 이제 김성령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연기의 색깔과 이미지를 찾았다는 것에 의미를 부여한다.

후회없는 연기에서 오는 자신감일까. 화면속 뿐 아니라 화면밖 시청자를 의식하는 여유까지 생겼다. 사약 받은 이미지를 상쇄하기 위해 반창고를 얼굴에 붙이는 아이디어까지 동원한 김성령은 코믹 연기가 낯설지 않다. 88년 미스코리아 진에 선발된 후 연예계에 데뷔한 그녀는 SBS 「승부사」등에서 푼수역등을 소화해 낸 적이 있다.

아직은 일상의 배역이 그리 자연스럽지는 않다. 그녀가 「깁스 가족」 의 일원이 된 것은 연기인생에 좋은 기회라고 주위에서 말한다. 이미지나 스타성보다는 연기력으로서 인정받은 선배연기자들인 최명길 김애경 길용우 권용운 등 으로부터 많이 배우겠다는 김성령의 평범한 바람. 그 평범함을 깨우친다면 「깁스 가족」이 끝난 후 김성령은 분명 한차원 높은 연기자의 모습을 보이게 될 것이다.

◇「왕과 비」에서 키운 나름의 연기력을 「깁스 가족」에서 배가시키겠다는 김성령.

■깁스가족

7일 첫선을 보일 MBC주간드라마 「깁스 가족」(최성실 극본, 이관희 연출)은 정형외과 병동을 배경으로 다양한 환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들의 사연과 애환을 코믹하게 그린 홈코믹물이다.

기존의 병원 드라마가 의사를 중심으로 전개된 것과 달리 「깁스 가족」은 환자들이 주인공인 드라마다. 작가 최성실이 환자로서 정형외과에 실제로 입원했을 때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내용에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여자 환자로는 최명길 김성령 김지영 김애경이 남자 환자로는 정성모 권용운 박용하 김흥수등이 출연하고 의료진으로 길용우 윤동환 신신애 등이 나온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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