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등 개인 휴대정보단말기(PDA)로 인터넷에 접속, 각종 정보를 얻고 증권·금융거래, 전자쇼핑을 하는 「M-커머스」(Mobile Commerce)의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정보통신의 근간인 PC가 정보처리 기능을 제외한 영역을 PDA에 넘겨주는 추세는 일본의 정보통신산업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고 있다.무엇보다 「M-커머스」에 대한 일본의 대응은 재빠르다. 노트북 컴퓨터의 보급에 앞서 샤프의 「자우루스」 등 통신기능과 간단한 정보처리 기능을 덧붙인 전자수첩이 많이 보급된데다 핸드폰의 보급이 폭발적이기때문이다. 일본의 핸드폰 보급은 지난해 급증, 6,000만대에 이른 것으로 추산된다. 인구 2명에 1대꼴이고 1억대 돌파가 시간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일본 최대의 이동통신회사인 NTT도코모는 지난해 인터넷으로 이메일을 주고 받을 수 있는 「i모드」를 발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핸드폰으로 상품거래는 물론 주식거래, 예금 자동이체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i모드」는 젊은 층에 폭발적인 인기를 끌어 J폰의 「스카이웹」 시리즈, IDO의 「cdma1」, 쓰카의 「EZ웹」 등이 뒤를 이었다. 2,000자 수준의 문자정보는 물론 사진과 음악을 송수신할 수 있다. 벌써 칼러 액정화면이 등장, 조만간 웬만한 양의 동화상 송수신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더욱이 인터넷을 통해 핸드폰에 뉴스 속보와 주가 정보 등을 제공하는 정보제공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선발주자인 「MTI」의 액면가 5만엔짜리 주식이 한때 9,300만엔까지 치솟아 야후재팬주를 제치고 도쿄(東京)증시 황제주의 자리를 차지하는 등 사업성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차세대 휴대전화 「IMT 2000」는 핸드폰의 가능성은 더욱 넓히고 있다. 「IMT 2000」은 좁은 주파수 대역을 잘게 나누어 쓰는 현재의 이동통신과 달리 광역 주파수대를 이용, 간섭에 의한 잡음 등 데이터 혼란이 최소화하는 동시에 현재 이동통신의 40배 속도인 386K비트의 속도를 실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정도의 통신속도면 상대방의 얼굴을 보며 통화를 하는 영상전화를 비롯한 대용량 통신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핸드폰에 기대되는 다른 역할도 있다. 이른바 「정보 가전(家電)」, 또는 「네트워크 가전」이 실현될 경우 핸드폰은 만능 리모콘으로 쓰인다. 또 노인용 지팡이나 애완동물의 목걸이 등에 소형 핸드폰을 넣어두면 위치를 알려주거나 경보기 역할을 할 수도 있다. NTT도코모의 다치가와 게이지(立川敬二)사장은 『2010년께는 3억대의 수요가 예상된다』며 『이동통신 단말기는 공기나 물처럼 사용자가 의식하지는 않지만 불가결한 존재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다른 한편으로 중앙처리장치(CPU)와 운영체계 소프트웨어(OS)를 사실상 100% 미국 기술에 의존하는 PC와 달리 대부분의 핵심 기술을 자체 보장할 수 있다는 점이 핸드폰에 대한 일본의 기대를 떠받치고 있다. 핵심 부품인 필터는 무라타(村田)의 초소형 세라믹 필터나 어느 전자회사에서도 쉽게 만들 수 있는 집적회로(IC)를 사용하면 그만이다.
PC를 위협하는 다른 정보단말기도 줄을 잇고 있다. 일본이 세계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는 게임기가 중요한 정보통신 단말기로 부상했다. 일본 PC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소니는 3월 발매할 「플레이 스테이션2」를 중심으로 전용 케이블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64비트를 넘어 128비트를 향해 치닫고 있는 게임기는 인터넷을 통한 게임 소프트웨어의 다운로드에는 PC 이상의 위력을 발휘한다. 그 가능성은 경쟁업체인 세가의 인터넷접속 게임기 「드림캐스트」의 인기에서 확인됐다.
도쿄=황영식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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