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밀레니엄을 맞은 세계 증시의 움직임이 거칠다. 세기말 불안을 증폭시켰던 Y2K 버그가 기우(杞憂)로 정리되면서 상쾌하게 출발한 각국 증시는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 등이 겹치면서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전반적인 약세장 속에 지난해 주가 상승을 주도한 인터넷과 컴퓨터 관련 주식의 부진이 특히 두드러져 첨단칩의 거품이 꺼지는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널뛰는 주가
상승세로 출발한 아시아와 유럽 증시를 무너뜨렸던 뉴욕증시는 폭락 하룻만인 5일 다소 회복세를 보였으나 반등폭은 크지않았다. 다우존스 공업평균 지수가 널뛰기 장세끝에 124.72 포인트(1.1%) 오른 가운데 첨단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날 최대 폭락(229.48 포인트) 여파로 이날 오전장 한때 166 포인트까지 급락했다. 다행히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낙폭(24.09 포인트)을 줄였으나 시장의 불안감은 가시지않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이날 회복세는 전날 폭락에 대한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며 블루칩의 상승세는 더이상 유지되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를 반증하듯 6일 한국을 비롯, 일본 닛케이 225지수와 홍콩 항셍지수 등은 전날에 이어 또다시 떨어졌다. 전날 런던의 FTSE 100지수가 2%, 프랑크푸르트의 XTRA DAX 지수가 1.4%, 파리의 CAC-40 지수가 3.4% 하락하는 등 유럽 증시도 이틀째 약세를 보였다.
■인터넷주 열풍 가시나
세계 증시의 바로미터인 뉴욕 증시의 이날 회복은 엑슨모빌 미네소타광공업 알코아 등 경기관련 종목에 맞춰졌다. 첨단기술주는 급락세를 지속, 미 인터넷 소매업체 「아마존.com」은 하룻새 15% 급락했다.
일본도 소니사(社) 사장의 자사주 고평가 지적으로 소니 주가가 일일제한폭(7.22%)까지 떨어지면서 후지쓰(8.75%) 히타치(5.02%) 소프트뱅크(5.77%) 등이 동반 하락했다.
금융 분석업체 퍼스트콜의 연구책임자 찰스 힐은 『기술주에 거품이 많이 끼어 있다』며 본격적인 조정국면을 예상했다. 그는 인터넷주 열풍을 1920년대 증시를 달궜다 대부분 몰락했던 라디오 제조업체의 사례와 비교했다. 물론 일부 전문가는 『과도하게 상승한 일부 기술주가 조정을 받고 있으나 호황국면이 끝나는게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미 증시 전망 한마디로 엇갈린다.
한편에선 연기금이 유입되면서 상승세를 보인다는 「1월 효과」(January effect)를 기대하며 반등을 점치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선 지금은 호황의 끝으로 장기적으로는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모건 스탠리의 바튼 빅스는 『기술주 중심의 호황은 2차대전이후 4차례나 있었으며 그때마다 막판에는 단기 급락보다는 장기 하락추세를 보였다』며 『이번에도 다시 상승하겠지만 그것이 마지막 상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의 불안요인인 미 금리 인상여부와 관련, 이미 시장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으나 7일 발표 예정인 미 실업률 통계에 따라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정희경기자
hkj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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