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 주대중(33·서울 상게동)씨가 몰고 다니는 자동차의 운전석 옆에는 필기구가 줄로 연결돼있는 차계부가 꽂혀있다.주씨는 연료를 넣거나 부품을 교환할 때마다 곧바로 차계부를 꺼내 내역을 기록한다. 주씨는 『차계부를 쓰고부터 자동차에 들어가는 비용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게 됐고 엔진오일이나 부품의 교환시기를 알게 돼 자동차 수명이 연장됐다』고 말했다.
주씨처럼 생활의 특정 항목만을 전문적으로 기록하는 「전문 가계부」를 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전문 가계부의 장점은 집안 전체살림을 기록하는 가계부만으로는 알기 어려운 특정항목의 쓰임새를 정확히 파악하게 해준다는 것.
전문 가계부를 쓰면 세세한 지출 내역을 빠뜨리지 않게 돼 집안 전체의 가계부 내용도 충실해진다. 새 해에는 자기에게 필요한 전문 가계부를 옆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기록하는 습관을 들여보자.
■차계부 : 「자동차 10년타기 시민운동연합」(02-2633-4177)은 자동차 사용 내역을 기록하게 편리하게 만든 차계부를 무료로 나눠주고 있다. 이같은 전문 차계부가 아니더라도 조그마한 메모장이나 수첩도 괜찮다. 차에서 즉시 꺼내 쓸 수 있도록 차계부를 차 문옆에 꽂아두고 필기구를 붙여놓자. 유료주차를 시키거나 고속도로 통행료를 내는 등 비용이 발생할 때마다 미루지 말고 곧바로 기록하는 것이 요령. 부품을 구입했거나 수리를 했다면 어느 업소에서 얼마에 했는지를 기록했다가 나중에 가격을 비교해 싼 곳을 단골로 정한다.
■육아 가계부 : 자녀를 하나만 낳고 정성들여 키우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육아 비용이 늘고 있다. 아이가 출생할 때부터 육아 비용을 간단히 메모 해두면 아이의 성장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근사한 육아 일기가 된다. 육아전문지에서 부록으로 나누어주는 육아 전문가계부를 이용하면 쓰기에 편리하다.
■통신비 가계부 : 컴퓨터·인터넷의 대중화로 가계 소비중 통신비의 비중이 늘고 있다. 통신비 가계부를 만들어 가족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전화료·인터넷 요금, 가족 구성원별 휴대폰 사용료 등을 고지서가 나올 때마다 꼼꼼하게 기록해둔다. 한달에 한번씩 통신비를 결산해 사용료가 많은 가족 구성원에게 보여주어 절약을 유도한다.
■신용카드 내역 기록부 : 자동 이체만 해놓고 기록해두지 않으면 얼마를 썼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신용카드를 쓸 때마다 기록부에 써두면 나중에 요금통지서가 나왔을 때 비교해볼 수 있다. 특히 신용카드가 여러 개라면 각 카드별 특징에 따라 사용 전략을 짜는 데 도움이 된다.
■기타 : 「식품구입기록부」를 사용하면 가정의 식비 내역은 물론이고 가족 영양 섭취량을 파악할 수 있다. 또 냉장고 문에 「냉장고 재고표」를 붙여두고 냉장고에 식품을 넣을 때마다 기록하면 냉장고안의 식품을 구입한 날짜와 유통 기한을 알 수 있다.
/이민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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