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창준(朱昌駿) 중국 주재 북한대사는 5일 한국이 국가보안법을 철폐하고 미국 및 일본과의 군사관계를 중단할 것을 주장하며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제의를 거부했다.주 대사는 이날 북한대사관에서 이례적인 기자회견을 갖고 "남북정상회담의 개최여부는 전적으로 김대중(金大中)의 행동에 달려 있다"면서 김대중 대통령이 통일 및 국익을 진심으로 생각한다면 그같은 의지를 먼저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주 대사는 북한 노동당내 권력 서열 155위로 11년째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를 맡고 있다.
주 대사는 북한은 남북관계개선에 관심을 갖고 있으나 한국이 남북간 접촉을 금지한 국가보안법을 철폐하고 국가정보원을 해체할 것과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한다는등 기존의 요구를 되풀이했다.
주 대사는 또 지난해 11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북.미 고위급 회담에 따른 북한측 고위급 대표단의 미국방문 가능성도 배제했다.
주 대사는 "현상황에서 우리 대표단이 미국을 방문할 수 없다"며 "미국 정부가 주한미군을 철수하고 한국에 대한 내정간섭을 중단한 후에나 우리는 미국을 적으로 간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 대사는 북.일 수교회담과 관련, "일본과 북한간 회담은 전적으로 일본 정부의 태도에 달려 있다"고 말해 지난해 12월말 시작된 북.일회담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음을 시사햇다.
주 대사는 또 북한이 일본인 스기시마 다카시(杉島 岑.60)씨를 억류한 것과 관련, 일본 특파원의 질문에 대해 "일본과 한국의 관계기관으로부터 (의뢰를 받아) 우리나라의 정보를 수집하는 임무를 수행하려하다 적발됐다"고 비난한 뒤 스기시마가 돈을 받고 스파이활동을 했음을 자백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북한과 이탈리아간 대사급 수교가 이뤄진데 대해 "대단히 좋은 일"이라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국교가 없는 국가와의 관계개선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주, 친선, 평화는 우리당의 대외정책이다. 우호적으로 대응하는 모든 나라에 대해 우리도 우호적으로 대응할 것"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 관영 노동신문도 이날 북.일 관계개선의 전제조건으로 일본에 대해 2차대전중의 과거사에 대한 공식사과와 배상을 촉구하고 "이같은 행동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북한과 일본간 관계개선을 생각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AP.AFP=연합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