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인들이 펼치는 24시간 이어달리기 행사에 초등학생이 도전해 성공했다.서울 상도초등학교 4년 최현우(11)군은 1일부터 국내 철인들이 서귀포시 1115번 산록도로에서 펼친 「스타트 2000」행사에서 4번째 주자로 나서 24시간 쉼없이 달린뒤 5일 오전9시 5번째 주자에게 바통을 무사히 넘겼다.
이 행사는 한국철인 3종경기본부가 새 천년을 맞아 국내 철인들을 초청해 펼친 것. 98년 한강변에서 열린 어린이 철인대회(수영 100㎙, 자전거 5㎞, 달리기 1㎞)에서 우승, 「철인」호칭을 받은 최군은 「아이언 키드(IORN KIDS)」자격으로 초청됐고 당초 주자엔 포함되지 않았으나 예정주자에게의 갑작스런 건강문제가 생기자 대타를 자청했다.
최군은 4일 아침 출발전에 집에 전화를 통해 부모들의 승낙을 간신히 받고 해발 500㎚ 고지대에 9개의 언덕을 넘나드는 9㎞의 험한 코스를 4·5회나 왕복했다.
뒤늦게 막내아들의 겁없는 도전소식에 4일 오후7시 제주에 내려온 아버지 최형호(43)씨와 가족들은 5일 새벽 힘에 겨워 한때 비틀거리는 최군을 보며 안타까워 했으나 무사히 완주를 마치자 일제히 감격의 환호성을 질렀다.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꿈이라는 최군은 『몸이 지친 것보다도 졸리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며 『철인 아저씨들의 도전정신으로 펼쳐지는 이 레이스가 끝없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회조직위 박기섭위원장(34)은 『어린이가 잠도 잊고 24시간동안 달린 사례는 세계에서도 찾기 힘들 것』이라며 『최군의 굴하지 않는 의지에 성인 주자들도 큰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제주=김재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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