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의 화두는 환경이지만 한반도의 미래와 생사가 걸린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한 둘이 아니다.무엇보다도 온 국민을 「환경지킴이」로 탈바꿈시키는 작업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로 다가섰다. 환경과제의 각론(各論)도 산적해 있다. 해를 넘기면서도 논쟁이 거듭되고 있는 낙동강 수질대책과 영월 동강댐문제 등도 시급히 풀어야 할 현안으로 남아있다. 이들 현안을 올해에도 지혜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의 미래는 암울하고 후대는 불행해질 수 밖에 없다는 경계론이 새해벽두부터 고개를 들고 있다.
낙동강 수질개선대책 1순위 과제로 꼽힌다. 정부는 지난해 12월30일 물이용부담금, 갈수조정댐 건설 등을 골자로 한 수질개선대책을 확정했다. 그러나 지역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아 대책이 실효성있게 추진될 지는 의문이다.
특히 이달부터 갈수조정댐 입지와 대구위천공단건설 등에 대한 조사·검토작업이 시작되면 낙동강 수질개선 공청회가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된 지난해의 전례가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수질개선대책이 무산되면 낙동강은 영원히 못쓸 물로 남을 수 밖에 없다』는 김명자(金明子)환경부장관의 호소처럼 이번 대책의 성공여부에 낙동강의 명운이 걸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월 동강댐 「환경이냐, 개발이냐」 어느 것이 우선 순위인가를 결정할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지난해 동강댐 건설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음에 따라 「백지화」쪽으로 기울고 있다.
이후 실무작업이 지연돼 동강댐은 여전히 표류하고 있다. 정부는 당초 2월까지 댐건설타당성조사를 위한 공동조사단의 조사를 일단락 지은뒤 조속한 시일내에 댐건설여부를 결정할 예정. 그러나 조사작업이 2월을 넘길 가능성이 높고 관련정부부처들도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 올해안에 결말을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국립공원 구역조정 정부는 국립공원 구역을 순증(純增)시킬 수 없도록 하고 있는 총량제를 없애고, 생태학적으로 필요할 경우 국립공원면적 제한없이 새로 지정하거나 해제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태백산 등 2~3곳을 국립공원으로 새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그러나 지자체와 군부대들이 개발과 토지이용에 어려움이 커진다는 이유를 내세워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국립공원문제 역시 개발과 환경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만금간척사업 등 새만금간척사업을 지속할 지 여부도 묵직한 현안이다. 생태학적으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갯벌을 파괴하게 된다는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 매년 오존오염이 심화하고 있는 대도시 대기환경과 팔당댐인근을 비롯한 주요상수원의 보전문제도 올해에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김동영기자
dykim@hk.co.kr
■온난화·수질오염등 위험수위 도달
환경 얼마나 망가졌나
지난 세기동안 우리의 환경은 얼마나 망가졌을까. 환경관련 주요지표의 추이를 보면 경제개발이 본격화한 60년대 이후 우리나라는「살만한 땅」에서 「겁나는 땅」으로 전락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온도변화는 대기오염에서 비롯된 온난화가 이미 심각한 상황에 와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환경부와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9년 서울의 연간 평균온도는 10.9도였지만 85년에는 16.2도까지 치솟았다. 90년대 들어 정부와 민간의 노력 덕분에 상승세를 멈췄지만 97년 평균온도는 60년대보다 2도 이상 높은 것으로 측정됐다.
이같은 온도상승은 당연한 결과일 수 밖에 없다. 자동차나 산업시설에서 배출된 질소산화물(NOx)은 88년 97만9,000톤에 그쳤으나, 97년 128만톤으로 30%늘어났다. 이산화탄소(CO2)도 88년 193억톤에서 97년 439억톤으로 2.배나 급증했다.
수질도 마시기 위험스러운 수준으로 급락했다. 대표적인 수질오염지역인 낙동강상수원의 물금의 경우 95년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단위 ㎖/ℓ) 5.7(3급수)까지 악화된 후 때늦은 수질오염대책에 힙입어 2급수를 힘겹게 회복했다. 수도권의 상수원인 팔당도 90년 1급수에서 지난해 2급수로 전락했다. 각종 폐기물은 88년 11만4,000톤이 발생했으나, 97년 19만5,000톤으로 급증하는 등 전분야에 걸쳐 환경파괴는 새로운 밀레니엄의 가장 무서운 적으로 다가서고 있다.
김동영기자
dy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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