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시장의 Y2K 혼란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2000년 들어 세계 각국의 금융시장이 거래를 시작한 3일 문제가 나타나지 않은 지역에서는 Y2K를 「와이 투 케어?(Why Too Care?)」로 부르기도 했다.세계 주요 주식시장 가운데 처음으로 이날 새천년 개장일을 맞은 싱가포르 증시와 말레이시아의 콸라룸푸르 증시는 아무런 문제없이 첫날 거래를 시작했고 곧이어 개장한 홍콩 증시도 마찬가지였다. Y2K 대비에 소홀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필리핀의 마닐라 증시에서도 Y2K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 증시 개장일을 하루 늦춘 호주의 시드니 외환시장은 이날 정상적으로 열려 달러화와 엔화, 유로화 등 기축통화의 시세가 새천년 들어 처음으로 형성됐다.
세계 최대의 금융시장인 미국에서는 Y2K 문제가 해소됐다는 견해가 나오기도 했다. 금융시장 가운데는 처음으로 2일 오후 첫 거래를 시작한 시카고 선물시장에서는 S&P500 선물 등 주가지수 선물과 재무부 채권 선물, 외환 선물 등 주요 선물상품의 거래가 모두 정상적으로 이뤄졌다. 존 코스키넨 백악관 Y2K 위원회 위원장은 『전세계적으로 사소한 Y2K 사고가 발생했을 뿐』이라며 『24시간 Y2K 감시체제를 당초 예정했던 것보다 빠른 4~5일께 해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교력과 유대력에 따라 이미 일요일인 2일부터 새해 영업을 시작한 중동지역의 은행 및 증권거래소에서도 Y2K로 인한 컴퓨터 오작동 사례는 없었다. 이스라엘을 비롯한 중동 지역 국가들은 Y2K 문제가 발생하지 않자 더이상 정부 차원의 대비 체제가 필요없다고 판단, 이날 정부의 Y2K 감시센터를 폐쇄했다. 일본과 중국, 대만, 태국, 인도네시아, 뉴질랜드 등에서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 금융기관의 영업개시일을 하루 늦추며 이날 마지막 모의거래를 실시했으나 특별한 이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박정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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