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각 방송사들의 연기대상 시상식은 1999년 여성 탤런트의 전성시대를 유감없이 보여줬다.MBC 연기대상은 「장미와 콩나물」에서 우리시대 어머니상을 실감나게 연기한 김혜자와 「국희」에서 여성 기업인의 인생 역정을 감동적으로 그려낸 김혜수가 치열한 경합을 벌인 끝에 경력, 기여도 면에서 앞선 김혜자에게 대상이 돌아갔다.
SBS 연기대상에서는 「청춘의 덫」의 심은하의 독주 추세였다가 99년 하반기 김영애가 「파도」에서 혼신의 연기로 빛을 발하면서 막판 혼전 양상을 빚었다. 대상은 결국 대중성 면에서 앞선 심은하가 차지.
KBS 연기대상 수상자는 「왕과 비」에서 열연한 채시라. 98년 임동진이 「왕과 비」로 최우수연기상을 받은 데 이어 올해는 채시라가 대상까지 안았고, 채시라에 맞서는 뚜렷한 후보조차 없었던 점엔 KBS 드라마의 부진이 한 몫을 했다.
98년에는 최수종이 「야망의 전설」로, 97년에는 유동근이 「용의 눈물」로 KBS 연기대상을 수상했고, 96년에는 박근형이 「형제의 강」으로 SBS 연기대상을 받은데 반해 99년 연기대상에서는 남성 탤런트들이 후보 경합에도 끼지 못해 남성적 드라마의 퇴조와 중량감 있는 남성 탤런트의 기근을 뚜렷이 반영했다. 드라마 주 시청층이 여성인 점, 대부분의 드라마 작가들이 여성인 점 등으로 인해 2000년도에도 연기력과 대중성을 겸비한 여성탤런트들의 활약이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SBS는 시트콤 장르의 활성화를 반영해 시트콤부문 상을 처음 신설해 눈길을 끌었다. 대상에 오지명이 선정됐고 연기상은 박영규 김원희 박미선이 수상했다.
1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